아동 탔는데 음주·난폭 운전하면 이젠 아동학대죄도 추가된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12 07:53

'음주운전·도주치사' 엄마에 법원 "아동 정신건강·발달 해치는 중범죄" 판시


경찰 "정서적 학대도 아동 학대"…"사고 무관하게 강하게 처벌해야" 목소리도


법정법정 [촬영 이주형]


(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앞으로 아동을 차량에 태우고 음주·난폭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뿐만 아니라 아동학대죄로도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 3단독 임휘재 판사는 지난 10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위험운전치사)·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관련 치료를 받을 것도 명령했다.


두 딸의 엄마인 A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 20분께 충남 홍성군 홍북읍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예비 신랑이었던 오토바이 운전자 20대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혐의도 받는다.


사고를 낸 뒤에는 피해자의 연인에게 "너 때문에 내 새끼들 놀랬잖아"라고 항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을 훌쩍 넘은 0.211%로, 제한 속도 시속 60㎞인 도로에서 무려 시속 178㎞로 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음주·난폭 운전을 했을 당시 차 안에는 그의 6살·4살 딸도 함께 타고 있었다.


사고 당일 A씨는 지인과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 등으로 집에 왔다가, 오후 9시 15분께부터 딸들을 태우고 다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격한 운전과 사고로 어린 딸들이 겁을 먹었던 것으로 보고 A씨가 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봤다.


이런 점 때문에 A씨는 도주치사 혐의뿐만 아니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까지 적용돼 검찰에 송치돼 기소됐다.


이에 대해 1심도 A씨의 행동이 아동학대라는 점을 인정했다.


임 판사는 A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자녀를 보호해야 함에도 만취 난폭 운전을 하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자녀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상당한 해를 끼쳤고 이 역시 상당한 중범죄"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아동을 태운 채로 음주·난폭운전을 하는 행위는 아동에 대한 학대라는 것을 인정한 사례"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가 폭넓게 해석되는 만큼 자녀와 동승한 상황에서 음주·난폭운전을 한 경우는 명백히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21일 대전 서구에서도 8세·6세 자녀를 태우고 만취 운전을 하다 중앙선을 넘어 차량을 들이받은 30대 엄마가 아동학대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지역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과장은 "아동을 신체적으로 학대하지 않았더라도 정서적 학대가 있었다면 아동학대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며 "자녀를 태운 상태에서 음주·난폭운전을 했다면 아동을 위험을 빠뜨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와 무관하게 이런 행동을 보다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유죄 판결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처벌받게 된 것이지만, 사고 여부를 떠나 아동을 데리고 음주운전을 행위 자체만으로 아동학대로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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