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향봉사단' 회장 신정숙씨 "받은 도움 베풀고자 단체 결성"
대구 사는 북 이탈주민 596명…신씨 영향으로 봉사단체 5∼6곳까지 늘어
무료급식 봉사 열리는 범물종합사회복지관 [촬영 황수빈]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북한에서 두만강을 건너와 대구에 잘 정착했는데 지역에 보답하고자 14년째 봉사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빈손으로 한국에 왔지만, 이제는 이웃을 도와줄 수 있는 형편이 돼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지난 3일 대구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만난 북한 이탈주민인 신정숙(60대)씨는 14년째 이어온 이웃 봉사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신씨가 이끄는 봉사단체는 2013년 결성한 더불향봉사단.
더불향봉사단은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진 북한 이탈주민 중심 봉사단체로 '다 함께 더불어서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자'는 뜻을 담았다.
이 단체는 요양원, 복지관, 병원을 찾아 무료급식 일을 돕거나 어르신들에게 문화행사를 열고 말벗이 되어주는 등의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한때 회원 수가 40∼50명에 달할 만큼 지역 북한 이탈주민 사회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더불향봉사단 회원들 [촬영 황수빈]
신씨가 처음 봉사단체를 만들 결심을 한 것은 북한에서 대구로 넘어온 지 2년이 됐을 무렵이었다.
당시 여러 이웃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게 되자 어떻게 하면 이를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고 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봉사단체였다.
대가 없이 남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베푸는 봉사단체는 북한에서는 볼 수 없던 신선한 문화였다.
신씨는 "어느 날 동네 어르신들이 한 건물 앞에 줄을 길게 서 있길래 알아봤더니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분들이었다"며 "그걸 보면서 '이런 곳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각자 소속 단체의 옷을 입고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했다"고 말했다.
신씨가 더불향봉사단을 만든 이후 대구에는 북한 이탈주민 봉사단체가 5∼6곳으로 불어났다.
해당 봉사단체는 모두 더불향봉사단을 거쳐 간 회원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이웃에게 받은 도움을 베풀고자 했던 신씨의 선한 영향력이 낳은 결실인 셈이다.
신씨는 남을 돕고자 봉사단체를 만든 만큼 후원금은 거의 받지 않고 회비로만 운영한다고 한다.
매년 연초면 회비의 일정 금액을 복지관에 기부도 한다.
신씨는 "내 목표는 꾸준히 지역 발전에 작은 도움이나마 주는 것"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무료급식 열리는 복지관 모습 [촬영 황수빈]
대구하나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지역에 사는 북한 이탈 주민은 모두 596명이다.
더불향봉사단 등 지역 봉사단체들은 2024년 북한 이탈주민의 날(7월 14일)이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매년 이를 기념해 합동 봉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하나센터 관계자는 "한때 대구 등 지역에 북한 이탈주민이 800여명 있었다"며 "최근 북한에서 이탈하는 주민 수 자체가 감소했고 일자리나 결혼 등의 이유로 타지역으로 가는 사례가 늘면서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주민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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