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막걸리

‘나무는 덕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 안다. 나무는 훌륭한 견인주의자(堅忍主義者)요, 고독의 철인이요, 안분지족의 현인이다’. 이양하는 수필 ‘나무’에서 그 덕을 노래했다.
나무는 사람의 친근한 벗이다. 사람의 생명유지에 필수인 산소를 공급하고 자기 몸을 내어 갖가지 목재를 준다. 또한 대자연의 순환의 질서를 묵묵히 우리에게 보여주는 교사이다. 이같은 나무의 소중함이 종종 잊혀지는 것 같아 아쉽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서울 남산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숲이 사라진다고 한다. 택지와 도로, 골프장 등 무분별한 개발로 ‘국토의 허파’인 숲이 파헤쳐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산불까지 빈번히 발생해 산림훼손을 부채질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비롯한 곳곳의 숲들이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 강북구는 지난주 우이동 솔밭공원의 소나무 860여 그루에 막걸리와 비료를 주었다. 오래된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면 나무가 기운을 회복해 튼튼해진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각종 영양분이 풍부한 막걸리는 과거 농부들의 속을 든든하게 해준 술이자 음식이었다.
아마도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가장 친근한 나무일 것이다. 기둥·서까래, 상자·옷장, 소반·목기, 지게·쟁기에 이어 관(棺)까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소나무는 추운 겨울에 땔감을 제공해주었고 그 껍질은 춘궁기에 허기진 뱃속을 채워주기도 했다. 또 수많은 시인들이 소나무를 노래했고, 솔거의 ‘노송도’와 김정희의 ‘세한도’에서 보듯 소나무 없는 한국화는 생각하기 힘들다.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100년 뒤 남한에서 소나무가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도 나온 바 있으니 우려된다. 서울대 장회익 교수는 지구 전체의 생명을 ‘온생명’이라 표현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생명이라는 뜻이다. 나무와 숲을 아끼고 보호하는 생명운동이 더욱 확산되었으면 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