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서 서울시교육감 재선…"2기엔 의무교육 유아로 넓힐 것"
"근현대사 교육 강화 찬성하지만…기존 학과 체제 뿌리 깊어 어려울 듯"
"후보 난립·100만 무효표 사태 송구…교육감 선거, 정당추천제 검토해야"
인터뷰하는 정근식 교육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6.17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오보람 기자 =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에 등장하는 '교권보호국'과 관련해 "파시즘적인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교육감은 1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교권보호국을 만들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드라마 속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교권 보호를 하더라도 교육적인 방식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참교육'은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의 기관이 신설되고, 특전사 출신 감독관이 폭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교를 바로 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문제아와 악성 민원을 일삼는 학부모를 속 시원히 응징하는 감독관의 모습을 본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실제 교육 현장에도 교권보호국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당선인은 최근 "('참교육'은) 안민석 교육감 시대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며 교권보호국 신설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정 교육감은 그러나 "별도의 강력한 기구를 신설하는 외형적 접근보다는 교사와 학교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도록 기존 시스템을 내실화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법적·제도적으로 든든히 지켜주는 공적인 시스템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6·3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 서울시민들께서 혼란이 아닌 안정을, 갈등이 아닌 통합을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 1기 임기 동안 보여드린 검증된 실무 능력과 안정감이다. 진영 단결이라는 대의를 위해 현직 교육감의 프리미엄을 과감히 내려놓고 경선에 참여한, 통합의 리더십에 대한 지지이기도 하다.
인터뷰하는 정근식 교육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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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각종 논란으로 얼룩졌다는 비판과 함께 직선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과 후보 난립으로 서울시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100만 표 이상의 무효표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에도 깊이 공감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직선제 폐지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직선제의 기본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 다만 정당이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정당 추천제'를 검토해 유연한 정책 협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1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정책으로 교권 보호를 꼽은 적 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며 교권보호국을 신설해야 하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파시즘적 정책이다. 교육권보호국을 만들 수는 있지만, 드라마에서 나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교권 보호를 하더라도 교육적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 별도의 강력한 기구를 신설하는 외형적 접근보다는 교사와 학교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도록 기존 시스템을 내실화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법적·제도적으로 든든히 지켜주는 공적인 시스템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 2기에선 1기와는 어떤 차별화된 정책을 보여줄 건가.
▲ 의무교육의 범위를 유아교육으로 넓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의무교육이 부모가 학령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출석시키는 소극적인 개념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국가가 생애 초기부터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초 역량을 확실하게 길러주는 적극적인 책임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만 3∼5세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과 지원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런 기본교육 모델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표준이 돼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임기 동안 단단한 토대를 놓겠다.
-- 예산이 꽤 들 것 같은데, 정부에선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 기본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교부금 축소에는 단호히 대응하고 현행 교부금은 유아교육까지 안는 체제로 개편돼야 한다. 단순히 재정적 효율성이나 예산의 논리로만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저출산·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유아 무상교육까지 공교육의 틀 안으로 포섭하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하는 정근식 교육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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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기 정책 중 2기에서도 이어갈 것은 무엇인가.
▲ 공교육의 기초학력 책임 강화, 학생 마음건강 통합지원체계 구축, 인공지능(AI)·디지털 미래교육과 독서 서울 구현, 미래형 대입 제도 개혁 선도 4가지다.
-- 1기에서 특히 학생 자살 문제에 대한 고민이 느껴졌다. 뚜렷한 목표나 복안이 있나.
▲ 자살 학생 증가세를 감소세로 바꾸는 것, 그래프의 방향을 꺾는 것이다. '서울 학생 마음건강 증진 종합 계획'을 통해 올해엔 가능할 것 같다. 실제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올해 상반기 자살 학생이 20%가량 줄었다. 사회적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또래 상담사' 5천명을 운영하려 한다. 향후 1만명 정도로 확대하면 좋을 듯하다.
-- 예비후보 때도 미래형 대입 제도를 위해 수능·내신 절대평가 전환,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공약했다. 일각의 반발을 살 것 같기도 한데.
▲ 2033년 내신 수능 절대평가 전면 도입과 2040년 수능 폐지 및 학생 성장 이력 중심 대입 체제라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소신은 변함이 없다. AI 시대에 단순 암기식 서열화는 무의미하다. 절대평가 전환과 일반고 역량 강화를 통해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이루겠다.
-- 서울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초·중·고 공교육 전체가 오직 대학 입시만을 향해 달리는 과도한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구조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기는 학교 안에서 예술, 체육, 독서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삶을 유연하게 탐색하고, 타인과 공감하며 연대하는 건강한 민주시민의 소양을 기르는 기간이 돼야 한다. 아동·청소년기에 학습의 진을 다 빼는 기형적인 구조를 깨야 대한민국 교육이 정상 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
-- 올바른 역사 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을 꾸준히 역설했다. 최근 교육부가 중학교 역사 과목 중 근현대사 비중을 높이려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찬성한다. 역사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역사 교육 (시수를) 늘리긴 늘려야 한다. 하지만 역사 수업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역사의식이 함양되는 것은 아니다. 체험적인 연구·학습이 중점이 돼야 한다. 다만 기존의 학과 체제가 아주 강력하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1시간 조정도 힘든 게 현실이다.
인터뷰하는 정근식 교육감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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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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