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내 정보 지키자" 수요 폭주…'웹 탈퇴 지원' 접속대기만 39시간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6-17 07:24

개인정보포털 내 '웹 탈퇴 지원' 신청 하루 8만건…4일새 3배로 급증


전문가 "기업·정부 책임 강화가 본질"


개인정보 포털 접속 대기 화면개인정보 포털 접속 대기 화면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효주 인턴기자 = '39시간 14분 20초.'


지난 14일 오후 10시쯤 불필요한 웹사이트 탈퇴를 지원하는 개인정보포털 내 서비스에 접속했을 때 팝업 창에 뜬 예상 대기 시간이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휴대전화 본인확인 내역 조회와 불필요한 웹사이트 탈퇴를 도와주는 정부 서비스에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 "내 정보 털릴라"…불안감에 '웹 탈퇴 서비스' 대기자 수만 명


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에 따르면 개인정보포털의 '웹사이트 탈퇴신청 지원 서비스' 신청 건수는 지난 15일 오후 4시 40분 기준 8만321건을 기록했다. 이는 11일 하루 신청 건수(2만6천851건)와 비교해 3배로 급증한 수치다.


명의도용이 의심되거나 더 이상 쓰지 않는 웹사이트의 회원 탈퇴를 도와주는 서비스지만, 최근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실상 마비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에는 동시 대기자만 1만4천 명을 넘어섰다. 11일 이후 닷새간 누적 이용 건수는 24만7천381건에 달했다.


16일 오전 10시쯤 접속했을 때도 대기자 5천여 명에 예상 대기시간 약 14시간이 표시됐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최근 이용자 증가에 대해 "개인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개인정보 유출 예방과 정보 주체 권리 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IT 보안사고 (PG)IT 보안사고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비스 신청이 급증한 배경에는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다.


최근 쿠팡, 티빙 등 민간 기업은 물론 정부24, 서울시 '따릉이' 같은 공공 영역까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경계심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접수된 개인정보 유출 신고 건수는 447건으로 2024년 307건 대비 약 45.6% 증가했다.


특히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전년도 171건에서 276건으로 100건 이상 급증했다.


◇ 10명 중 6명 "내 정보 불안해"…'셀프 보호법' 공유 확산


국민들의 불안감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57.6%로 집계됐다. 국민 10명 중 6명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셈이다.


개인정보포털 서비스 대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공유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아이폰 암호 앱에서 유출 암호 확인하기', '네이버, 카카오 연동 계정 확인 후 연결 끊기', '다크웹에 유출된 내 정보 찾기 서비스' 등 다양한 방안들이 소개되고 있다.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제는 개인정보도 티켓팅하듯 지워야 하느냐"라며 '웃프다(웃기고도 슬프다)'는 반응과 함께 "스스로 챙겨야 할 게 지나치게 많고, 이마저도 완전히 믿긴 어렵다"는 피로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러한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원생 이모 씨(24)는 "여러 유출 사고로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이런 방법들로 예방이 될지 의문이 든다"며 "뒤늦게 탈퇴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 무기력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업과 정부의 책임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갑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본인의 정보에 대한 권리 행사로,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그만큼 개인정보가 취약하게 털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기업의 보안 인식이 국민들보다 낮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내 개인정보 유출 사고들이 이슈성에 그치지 않도록 법 개정 등을 통해 기업과 정부 차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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