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니] 한국보다 미국서 더 뜬 멘탈앱…구글도 주목
하루콩 이용자 90% 해외…200개국서 1천만 다운로드
윤정현 대표 "AI 상담, 인간 대체 아닌 심리 회복 지원"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윤정현 블루시그넘 CEO (마운틴뷰<캘리포니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현지시간으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 윤정현 블루시그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6.5.20 gogo213@yna.co.kr
(마운틴뷰<캘리포니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쓰이는 국내 멘탈테크 스타트업이 빅테크 구글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감정 기록 앱으로 글로벌 공략…미국·일본서 더 통했다
감정 기록 앱 '하루콩'을 운영하는 블루시그넘은 전체 이용자의 약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미국 이용자가 가장 많고 일본, 한국, 영국, 필리핀이 뒤를 잇는다.
이 서비스는 200여개 국가·지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는 1천만건을 돌파했다.
블루시그넘은 하루콩을 비롯해 10대 대상 정신건강 관리 앱 '무디', AI 심리상담 서비스 '라임' 등을 운영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윤정현 블루시그넘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그간의 성과와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윤 대표는 "정신건강의 어려움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라며 "처음부터 여러 언어와 해외 이용자를 염두에 두고 제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블루시그넘이라는 이름에는 우울의 신호를 미리 알아차린다는 의미가 담겼다. '시그넘'은 라틴어로 신호를 뜻하고, '블루'는 파란색이면서도 '가장 따뜻한 색'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바로 찾기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힘든 순간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루콩은 이용자가 하루 기분을 간단한 아이콘과 점수로 기록하는 앱이다.
이용자는 하루의 기분을 1∼5점으로 표시하고, 일과나 산책, 데이트, 운동 등 활동과 감정 변화를 함께 기록할 수 있다.
윤 대표는 "하루콩을 쓰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기분이 좋아지고 나빠지는지 추이를 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강아지와 산책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특정 관계나 활동 뒤에는 기분이 나빠진다는 식의 패턴을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윤정현 블루시그넘 CEO (마운틴뷰<캘리포니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현지시간으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 윤정현 블루시그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6.5.20 gogo213@yna.co.kr
하루콩의 월간 이용자는 약 26만명, 연간 이용자로는 약 250만명에 달한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등 9개 언어로 제공된다.
하루콩의 인기 뿐만 아니라 10대 대상 앱인 무디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대화형 경험을 앞세워 정신건강 관리를 돕는 이 앱 서비스는 최근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어섰다.
윤 대표는 "무디는 시중의 단순한 관계·연애 앱과 다르다"며 "10대가 감정을 표현하고 정신건강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 "AI 상담은 대체 아닌 보완"…구글도 주목한 멘탈테크
이번 I/O 기간 구글로부터 주목받은 서비스는 블루시그넘의 AI 심리상담 서비스 라임이다.
라임은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범용 생성형 AI 모델과 달리 심리상담 경험에 특화한 AI를 지향한다.
감정 인식과 심리 자원 분석, 상담사 프레임워크 등을 반영해 대화를 설계하고 여러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이용자를 돕는 구조를 연구 중이다.
윤 대표는 "라임은 이용자가 말을 걸 때까지 기다리는 AI가 아니라 우울감이나 무기력감 등 상황에 맞춰 대화를 먼저 이끌어가는 AI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딩 에이전트가 개발 과정을 이끌 듯 심리상담 영역에서도 주제를 구조화하고 다음 대화를 이어가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AI 심리상담 시장에서 블루시그넘의 경쟁력을 '상담 전문성'으로 꼽았다.
윤 대표는 "초기 AI 상담은 공감 표현만으로도 이용자가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 상담은 훨씬 긴 여정"이라며 "과거 경험을 분석하고, 예상하지 못한 패턴을 발견하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루시그넘은 의사와 심리 전문가가 내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하버드대 부속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 세브란스병원 등과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AI 정신건강 서비스는 병원과 경쟁하거나 상담사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역할이라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가 집중하는 영역은 초기 예방 단계와 일상적 관리"라며 "번아웃이나 우울감이 심각한 질환으로 가기 전 스스로 알아차리고 필요한 도움으로 연결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병원 환자들이 자신의 하루콩 기록을 가져와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며 "앱에서 쌓인 감정 기록이 본인 상태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블루시그넘은 2023년 구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창구'에 선정되며 글로벌 현지화 전략과 앱 최적화, 가격 정책 등에서 도움을 받았다.
윤 대표는 "구글은 각국 시장의 데이터와 현지화 전략, 가격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제공했다"며 "특히 일본 이용자 비중이 커지는 과정에서도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구글 I/O 초청에 대해서는 "개발자들에게 상징적인 행사인 만큼 팀에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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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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