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정보'로 베팅했나…美당국, 예측시장 거래 조사 확대
이란·베네수 관련 거래정보 확보 나서…플랫폼도 적극 협조
미군 배우자 베팅 조사·의원 후보자 '셀프베팅' 적발도
마두로 체포 작전 관련 기밀 정보를 이용해 예측시장에 베팅한 혐의로 기소된 미군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국 정치권과 군 내부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베팅 의혹이 잇따르면서 미 사법·규제당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칼시, 폴리마켓 등 특정 정치·사회적 사건의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거는 예측시장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미 정부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최근 몇 달간 칼시와 폴리마켓에 여러 차례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이중 상당수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정치·군사 이벤트 베팅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칼시의 내부 조사팀은 미군 배우자들이 미공개 군사 정보를 이용해 예측시장에 베팅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당국은 실제 금융시장 거래에서의 정보 유출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검찰과 규제 당국은 지난 3월 23일 발생한 석유 선물 거래 급증 사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에 이란 발전소 공격 보류 방침을 밝히기 직전 석유 선물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늘었고, 게시물 공개 직후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주가는 급등했다.
당국은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백악관은 사건 다음 날 직원들에게 직위를 이용한 선물시장 투기 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축출 작전 정보를 이용해 폴리마켓에서 약 4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혐의로 미군이 체포된 바 있다.
데이비드 밀러 CFTC 집행 책임자는 최근 한 대학 강연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은 이것만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여러 건의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측시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시장 신뢰와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업체들도 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칼시는 올해 초 자체적으로 200여건을 조사했으며, 일부 사례는 사법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 결과에 베팅한 하원의원 후보 3명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계정을 정지시켰다.
폴리마켓 역시 블록체인 거래 추적을 통해 의심스러운 전자지갑 약 100개를 파악, 당국에 직접 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처벌까지는 법적·실무적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내부자 거래 관련 법률은 주식시장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정치·군사 이벤트를 대상으로 한 예측시장 베팅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록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제이 클레이튼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최근 한 헤지펀드 행사에서 예측시장 플랫폼들이 불법 행위에 연루된 이용자 검거에 필요한 기록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미국 밖에 본사를 둔 폴리마켓은 공식적으로 미국인 접근이 차단됐지만, 상당수 이용자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고 있어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 상원은 지난달 의원들의 예측시장 거래를 금지했지만, 대부분 연방기관에는 여전히 관련 거래를 명확히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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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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