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女살인사건 10년 추모집회…"개인불운 아닌 구조적 폭력"
"여성 폭력 종식까지 추모 딛고 행동"…남성단체 '무고반대' 집회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추모 행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일대에서 여성시민단체들 주최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추모행동'이 열리고 있다. 2026.5.17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여성 폭력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강남역을 기억하고 이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끝내 추모를 넘어 행동할 것입니다."
2016년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강남역 살인사건' 10주기를 맞은 17일.
사건 발생 장소 근처인 강남역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다.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와 서울여성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157개 여성·시민단체는 이날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10주기 추모행동'을 열고 여성 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약 500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를 구호로 내걸고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이후에도 반복되는 여성 폭력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강남역 사건을 비롯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 최근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 등을 언급하며 "여성 폭력은 특정 지역이나 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 겸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공동대표는 "강남역은 단순한 사건 현장이 아니라 여성들이 성차별 구조 속 여성 폭력 현실을 깨닫고 행동해온 공간"이라며 "정부와 정치가 여성 폭력과 젠더 폭력을 구조적 문제로 인정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행사가 열린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한 시민이 출구에 붙어 있는 문구를 살펴보고 있다. 2026.5.17 scape@yna.co.kr
도경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2016년 이후 지난 10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죽거나 죽을 위험에 처한 여성은 최소 2천951명"이라며 "여성 폭력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구조적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성차별 구조가 만든 비극"이라며 "여성 폭력이 사라질 때까지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행사장 인근에는 추모 메시지를 적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시민들은 "나에게 강남역이란 추모를 넘어 행동이다", "'조심해'가 아니라 '하지 마'가 맞지 않을까요?" 등의 문장을 적었다.
한편, 강남역 인근 바람의 언덕 앞 인도에서는 남성단체 '남성부' 회원 등 10여명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고는 정의를 무너뜨린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발언을 이어갔다.
경찰은 양측 집회 장소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해 관리했으며,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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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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