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기둥 증시] 개미들의 돈
― 주식 수익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요즘 한국 증시는 유사이래 보기 드문 참으로 뜨거운 장이다.
2년 가까운 상승장에서 “동학개미”들은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하나의 경제 주체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번 돈은 지금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그 흐름을 따라가 보면 오늘 한국 사회의 욕망과 불안, 희망까지 함께 읽힌다.
한때 주식은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투자자가 된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점심시간 카페에서도, 퇴근 후 침대 위에서도 사람들은 차트를 본다.
최근 한국 증시가 연이어 강세장을 보이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었다.물론 모두가 돈을 번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개미들의 자금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번 돈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첫째, 다시 투자로 들어간다
가장 큰 흐름은 재투자다.
수익을 거둔 투자자 상당수는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간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방산, 바이오, 2차전지 같은 미래 산업으로 돈이 몰린다.
예전에는 “은행 이자”가 안전 자산이었다면, 지금 젊은 세대에게 은행은 잠시 머무는 정거장에 가깝다.
돈이 돈을 낳는 구조를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상승장에서는 자신이 실력자인 줄 착각하기 쉽다.
운과 실력을 혼동하는 순간 탐욕은 커지고 경계심은 사라진다.
주식시장은 늘 이렇게 속삭인다.
“이번엔 다르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상승장은 없다.
둘째, 부동산과 소비로 이동한다
주식으로 번 돈은 다시 현실의 욕망으로 연결된다.
서울 아파트 계약금이 되기도 하고, 수입차 키가 되기도 하며, 해외여행 경비가 되기도 한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명품 시장과 고급 소비가 다시 살아나는 것도 이런 자금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사람은 돈이 생기면 미래보다 먼저 현재를 보상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시절 억눌렸던 소비 욕구는 투자 수익과 만나 더욱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그림자는 있다.
벼락 수익은 종종 벼락 소비를 부른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쓰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수익으로 자산을 만들고, 어떤 이는 추억만 남긴다.
셋째, 노후와 생존 자금으로 쌓인다
흥미로운 변화는 중장년층 투자자들이다.
과거에는 은퇴 후 예금 이자로 생활하려 했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주식 수익은 단순한 “용돈”이 아니라 노후 생존 자금이 된다.
배당주를 모으고 ETF에 적립하며 월세 대신 배당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는 한국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이제 주식은 투기가 아니라 생활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증시는 돈의 흐름이지만 결국 인간 심리의 역사다.오르면 환호하고 내리면 절망한다.
남이 벌었다는 소식에 조급해지고 잃었다는 이야기에는 안도한다.
그래서 진짜 고수는 수익률만 높은 사람이 아니다.
돈 앞에서도 삶의 균형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주식으로 큰돈을 벌어도 가족과 멀어지고 건강을 잃으면 그 수익은 반쪽이다.
반대로 큰 수익이 아니어도 삶의 여유와 사람 냄새를 지켜낸다면 그것이 더 값질 수 있다.
돈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삶이어야 한다
돈은 숫자이지만 쓰임은 철학이다.
누군가는 투자 수익으로 부모 병원비를 내고,
누군가는 자녀 학비를 마련하며,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 잊고 지낸 삶을 회복한다.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투자는 탐욕이 되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한다.
불기둥 증시는 얼마나 오래 갈까.
또한 그 시절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남겼는가는 투자가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다.
진짜 부자는 많이 번 사람이 아니라
돈을 통해 삶의 방향을 잃지 않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높은 수익 뒤에는 하이 리스크, 깊은 골짜기가 있음을 기억하고 돈 벌기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강세장은 언제나 끝이 있었고, 결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많이 번 사람 보다 잃지 않는 사람이었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
다카이치 "다음엔 日지방온천서"…李대통령 "바로 추진되는건가"
다카이치 "다음엔 日지방온천서"…李대통령 "바로 추진되는건가" 회담後 만찬장, 찜닭원형 전계아 등 선보여…다카이치 위해 고춧가루 뺀 한식 다카이치 "내일 국회일정에 술 고민"…李대통령 "제가 전화해 하루 더 머물게할까"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고향 경북 안동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만찬을 함께하며 우의를
-
《인문사회 》 고리채의 마수(魔手)
고리채의 마수(魔手) 우리나라 사채의 원조는 장리(長利)다. 춘궁기에 쌀 한 가마를 빌려주고 추수철에 한 가마 반을 돌려받으니 6개월 만에 반 가마를 챙기는 셈이다. 연리로 따질 경우 100%인 한 가마가 되니까 이 정도면 고리(高利)가 아니라 폭리(暴利)다. 사채꾼하면 흔히 베니스의 샤일록을 떠올리지만 우리에게도 ‘피도 눈물도 없는’ 수전노가 적지
-
《인문사회 》 부활절과 ‘政者正也’
부활절과 ‘政者正也’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겨우내 침묵하던 생명의 몸짓이 다시 분출되고 약동한다. 조선조의 기틀을 세운 정도전은 삼봉집에서 “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은 봄의 성숙, 겨울은 봄의 수장(收藏)”이라고 했다. 봄철의 생명의 기운을 4계절과 자연 운행의 중심축으로 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생명의 아름다움과
-
《인문사회 》 웅담
웅담 웅담(熊膽), 즉 곰의 쓸개는 어혈(瘀血)을 풀어주는 대표적 한약재로 쓰여왔다. 어혈이란 타박상을 입었을 때나 교통사고·수술 뒤에 기혈(氣血)이 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증세. 웅담의 주요성분인 타우린과 우루소데속시콜린산 등이 몸 속의 열과 독을 없애주는 것이다. 웅담은 담석·지방간의 치료와 소염에도 효능이 있다. 이런 약효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웅담은
-
《인문사회 》 형과 동생
형과 동생 작가 이상(李箱, 1910~1937)은 일찍이 젖을 떼면서 아들이 없던 백부(伯父)에게 양자로 들어갔다. 집안의 장손이 된 것이다. 친부모에게도 장남이었던 그는 자연히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친부모 등 온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그에게 평생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가 시 오감도(烏瞰圖) 제2호에서
-
《인문사회 》 산삼
산삼 KBS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산삼(山蔘)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다. 명성황후가 임신을 하자 대원군이 몸 보양을 하라고 보낸 산삼이 그만 탈을 불러왔다는 누명을 쓴 것이다. 대원군이 보낸 산삼 선물은 두차례였는데 첫번째는 명성황후가 유산을 했고 두번째는 출산하기는 했는데 항문이 없는 기형아를 낳고 말았다. 명성황후의 동생 민승호는 극중에서 산삼
-
《인문사회 》 노인에이즈
노인에이즈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노년기의 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0세 이상 할머니 중 56%가, 75세 이상 할머니 가운데 25%가 ‘현재도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몇달전 한 종합병원의 조사에 대해 ‘예상 밖의 수치’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최근의 몇몇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듯 노인 10명 중 7명꼴로 ‘노인에게도
-
《인문사회》 결정의 순간
결정의 순간 나는 전쟁사를 좋아한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삶과 죽음, 그리고 전쟁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분투한다. 내면에서는 여러 가치가 충돌하고, 개인과 개인이 부딪히며, 공동체가 형성되는 순간 '우리'와 '그들'로 나뉘게 된다. 갈등의 외연이 확장되고, 갈등이 정점에 이르는 순간 전쟁이 발생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
《인문사회 》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 우리는 완벽(完璧)이라는 단어와 어떤 문제나 흠이 있다는 뜻의 하자(瑕疵)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단어가 시작된 것은 2300년 전 중국 조(趙)나라 명재상이었던 인상여(藺相如)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시 중국은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로 7개 나라가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
-
AI가 병원 동시연락, 섭외시간 90→1분…'응급실 뺑뺑이' 막는다
AI가 병원 동시연락, 섭외시간 90→1분…'응급실 뺑뺑이' 막는다 일선 소방관들이 낸 아이디어, 충남 최우수 혁신 아이디어로 선정 (홍성=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반복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를 막는 아이디어가 올해 충남 혁신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충남도는 부여소방서 황명·신혜인
-
복제약값 기준 오리지널약의 45%로 하향…필수약 제조기업 우대
복제약값 기준 오리지널약의 45%로 하향…필수약 제조기업 우대 건강보험 약값 거품 빼고 신약 개발과 공급 안정에 집중 아이들 약과 항생제 직접 만드는 제약사에 더 큰 혜택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정부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복제약의 가격 기준을 대폭 손질한다. 약값의 기본 상한선을 낮춰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우리 국민에게 꼭
-
다카이치 "다음엔 日지방온천서"…李대통령 "바로 추진되는건가"
다카이치 "다음엔 日지방온천서"…李대통령 "바로 추진되는건가" 회담後 만찬장, 찜닭원형 전계아 등 선보여…다카이치 위해 고춧가루 뺀 한식 다카이치 "내일 국회일정에 술 고민"…李대통령 "제가 전화해 하루 더 머물게할까"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고향 경북 안동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만찬을 함께하며 우의를
-
정상회담 만찬상 오른 안동 음식…찜닭골목에 다시 활기 돌았다
정상회담 만찬상 오른 안동 음식…찜닭골목에 다시 활기 돌았다 회담 직후 골목상권 살펴보니, 기대감에 '들썩'…전계아·안동소주 등도 관심 커져 호텔·하회마을 숙소 예약 증가…상인 "산불 이후 힘들었는데, 기운 난다" (안동=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한일정상회담 만찬상에 안동 대표 음식들이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경북 안동 도심 곳곳에 오랜만에 활기가
-
무산문화대상에 정수자 시인·서도호 작가·한국불교문화사업단
무산문화대상에 정수자 시인·서도호 작가·한국불교문화사업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재단법인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올해 무산문화대상 수상자로 시조시인 정수자, 설치미술가 서도호,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정수자 시인은 1984년 등단 후 중앙시조대상, 한국시조대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은 시조시인으로, "자연과 세계,
-
다카이치 "원유·LNG 일한 스와프거래 추진…경제안보 호혜협력"(종합)
다카이치 "원유·LNG 일한 스와프거래 추진…경제안보 호혜협력"(종합) 한일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북핵 대응 논의·日韓美, 긴밀 연계" 인도태평양 안정화에 한일 '중추적 역할' 강조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양호한 한일관계를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에너지 공급망 등 경제 안보 강화와 관련해
-
삼성전자 노조에 "총파업시 하루에 7천87명 근무 필요" 공문
삼성전자 노조에 "총파업시 하루에 7천87명 근무 필요" 공문 초기업노조 "비조합원 먼저 배치해달라" 요청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측이 노조에 총파업 시 7천87명의 근로자가 투입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19일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와
-
최휘영, 내일 남북 여자축구 관람…"주무부처 장관 자격"
최휘영, 내일 남북 여자축구 관람…"주무부처 장관 자격"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남북 여자 축구 클럽팀 대항전을 관람한다고 문체부가 19일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 우리 축구팀이 준결승전에 진출한 점을 고려해 주무 부처 장관이 참석할
-
한동훈,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민심이 길 내주고 있다"
한동훈,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민심이 길 내주고 있다" "부산 북구를 지역 발전 롤모델로 만들 것" (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19일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 유권자의 표심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한 후보는 이날 부산 북구 한진빌딩에 있는
-
부산시, BTS 월드투어 대비 안전·교통·관광 등 점검
부산시, BTS 월드투어 대비 안전·교통·관광 등 점검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시는 19일 오후 부산시청 영상회의실에서 다음 달 12∼13일 개최되는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공연에 대비하는 점검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안전부터 관광 콘텐츠까지 부산 방문객 수용 태세를 점검하며 지난달 1차 점검 회의에서 발표된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