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치마길이와 경기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기자

등록 2025-12-17 09:11

치마길이와 경기





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 정부는 2000년 여름, 여학생들은 짧은 치마를 입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10살이 넘는 여학생들은 무릎을 덮는 치마를 입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국외로 추방되는 처벌을 받아야 했다. 여학생들의 짧은 치마를 금지한 이유는 교사와 학생들간의 성관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전 국민의 4분의 1이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치마길이를 규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국의 해명이었다.


우리나라도 한때 경찰이 젊은이들의 장발과 여성들의 짧은 치마를 단속한 적이 있었지만 복장이나 머리모양은 궁극적으로 개인취향의 문제다. 다만 유행에 따라 치마 길이가 길어지거나 짧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경기(景氣)가 나빠지면 여성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도 생겨난다. 엊그제는 요즘의 불황(不況)을 반영이라도 하듯 미니 스커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25%나 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기야 IMF사태 때는 담배꽁초의 길이가 경기를 반영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1998년말 담배소비자연맹이 서울 탑골공원 주변의 담배꽁초 1,000여개를 수거, 조사했더니 평균 길이가 7㎜로 1996년말 15㎜의 절반에도 못미쳤다는 것이었다. 이 단체가 경기가 되살아나던 이듬해 9월 같은 방법으로 조사했더니 꽁초의 평균 길이가 46%나 늘어난 10.2㎜였다고 했다. 불황이 장기화하다 보니 여성들의 치마나 담배꽁초의 길이도 경기지표가 되는 모양이다. 하기야 난세일수록 ‘정감록’ 같은 예언서에 관심을 쏟는 것이 세상인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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