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세상을 떠난다고 하지만, 그 사이를 살아가는 삶은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기쁜 날에는 함께 웃어 줄 사람이 필요하고, 슬픈 날에는 말없이 곁을 지켜 줄 사람이 있어야 삶은 비로소 사람 냄새를 풍긴다.
우리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애경사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풍속을 이어 왔다. 혼례에는 축복을 보태고, 장례에는 슬픔을 함께 짊어졌다. 그것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공동체의 따뜻한 약속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핵가족화와 개인주의, 바쁜 일상 속에서 가정의례는 점점 간소화되고 있다. 결혼식도 가족끼리 조용히 치르고, 장례 또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허례허식을 줄이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며 바람직한 변화이기도 하다. 불필요한 비용과 체면을 위한 의식은 과감히 덜어내는 것이 옳다.
하지만 간소화와 무관심은 다른 이야기다.
의식은 줄일 수 있어도 마음까지 줄여서는 안 된다.
화환 하나보다 따뜻한 축하 한마디가 더 큰 감동을 주고, 부의금의 액수보다 진심 어린 위로의 손길이 더 오래 기억된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웃을 때 함께 웃어 주고,
울 때 함께 울어 주어라.'
짧은 이 말 속에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작은 정성을 나누는 사회는 갈등보다 신뢰가, 경쟁보다 배려가 먼저 자라는 사회가 된다.
좋은 풍속은 시대가 바뀌어도 계승되어야 한다.
허례허식은 버리되 인정은 남기고, 형식은 줄이되 마음은 더욱 키워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가성비 높은 문화이며, 가장 품격 있는 공동체의 모습이다.
오늘 누군가의 기쁜 소식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또 누군가의 슬픔 앞에서는 말없이 손을 잡아 줄 수 있다면 우리의 사회는 아직 따뜻하다.
예전에는 이웃의 경사에는 내 일처럼 기뻐하고, 애사에는 말없이 찾아가 손을 잡아주는 것이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사람의 온기는 오히려 메말라 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세상,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아름다운 풍속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