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상거래 중심지에 폭탄 투하…아라칸 반군 "보복할 것"
미얀마 정권, 반군 장악지역 시장 폭격…최소 49명 사망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정부군 전투기의 폭격으로 쑥대밭이 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캬욱타우 지역 한 시장의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올해 군사정권에서 민간정부로 간판을 바꿔 단 미얀마 정권이 전투기를 동원해 반군 장악 지역의 시장을 공습, 최소 49명이 숨졌다.
29일(현지시간) 미얀마 소수민족 반군 아라칸군(AA) 성명에 따르면 전날 정오 무렵 서부 라카인주 캬욱타우 지역의 한 시장 근처에서 미얀마 정부군 전투기 1대가 폭탄 2발을 투하, 폭격했다.
이로 인해 상인·쇼핑객·행인 등 최소 49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했다.
익명의 한 목격자는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 등의 잔해와 폭격으로 움푹 파인 도로 사이로 시신 일부가 흩어져 있는 것을 비롯해 30구 이상의 시신을 목격했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현지 주민 킨 민트 체(49)씨는 AFP에 "전투기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경비 초소 근처에 몸을 웅크리고 숨었다"면서 "잠시 후 폭발음이 들렸고, 그 직후 한동안 귀가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카인 누(57)씨는 "시장에서 여동생이 과일을 팔던 자리를 확인하러 갔을 때, 그 자리도 여동생도 더 이상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홀로 남겨진 여동생의 어린 딸도 걱정된다"라면서 "앞날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덧붙였다.
현지 구조 당국 관계자인 와이 훈 아웅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공습이 작년 12월 최소 34명이 숨진 병원 폭격 이후 라카인주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습당한 시장이 라카인주 전역의 상인과 쇼핑객이 모이는 주요 도매 거래 중심지라면서 "교전 지역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이번 무력충돌과는 무관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라칸군은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한 의도적인 공습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개인과 단체에 대해 조만간 실효성 있는 보복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치를 요구하는 소수민족 아라칸족의 무장단체인 아라칸군은 정부군이 점령한 몇몇 도시 지역을 제외한 라카인주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정부군은 러시아·중국산 전투기 등을 동원한 폭격으로 맞서면서 학교·사찰·축제 현장 등지의 민간인을 겨냥한 공습을 지속해서 벌이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던 민 아웅 흘라잉은 지난 4월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취임한 뒤 인도, 중국, 라오스, 태국, 러시아,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제사회 복귀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가한 살상·체포 등 직접 공격 건수는 4월 121건에서 5월 223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 민간정부 전환 이후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