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에 생명 불어넣는 '후령통'…부처님 품속 우주를 만나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29 13:53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월정사성보박물관서 특별전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황초폭자와 후령통'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황초폭자와 후령통 [월정사성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용대기자 = 불상을 새로 만들고 나면 불상 내부에 사리와 경전을 비롯한 갖가지 성스러운 물건을 넣는다.


불상이 단순히 조형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성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를 불복장(佛腹藏)이라고 하며, 이때 여러 상징물을 담은 채 부처님 품속에 봉안되는 원통형 용기가 '후령통'(喉鈴筒)이다.


강원 평창군 월정사성보박물관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부처님 속 우주 후령통' 특별전을 열고, 불복장의 핵심 유물인 후령통을 조명한다.


그간 복장물과 관련해서는 불상·불화 조성 당시 소원과 조성 경위 등을 기록한 발원문(發願文)에 주로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번엔 생명력과 신성성을 부여하는 후령통에 주목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 후령통'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 후령통 [월정사성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선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과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후령통을 비롯해 국가지정문화유산 4건, 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10건 등 성보 56건 174점의 복장물을 만날 수 있다.


불교 의식을 정리한 문헌 '조상경'(造像經)을 토대로 불복장 절차와 후령통의 의미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전시를 구성했다.


후령통 내부엔 다섯 가지 보배를 담는 오보병(五寶甁), 오곡 등 오방(五方)을 상징하는 물품을 넣어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우주를 구현한다.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후령통과 이를 감싸는 황초폭자, 오방경, 오보병 등 복장물을 한눈에 보면 후령통이 불상을 어떻게 신앙의 대상으로 완성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평창 상원사 문수보살좌상' 오보병'평창 상원사 문수보살좌상' 오보병 [월정사성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척 운흥사 목조아미타불좌상' 복장물은 보존 처리가 완료돼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며, '평창 상원사 영산전 제1존자' 후령통처럼 아직 개봉되지 않은 후령통도 선보인다.


불화를 제작할 때도 틀 안이나 불화 뒷면 등에 후령통을 봉안한다. 전시는 '평창 월정사 북대 고운암 미륵보살좌상'과 '삼척 영은사 석가삼존도', '구룡사 삼장보살도' 후령통을 통해 불상과 불화 후령통의 양식 차이를 보여준다.


월정사성보박물관 관장 해운스님은 "작고 낯설게 느껴지는 성보 하나하나에 담긴 대중의 정성과 간절한 바람, 그리고 후령통 안에 고이 깃든 마음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척 영은사 석가삼존도' 후령통'삼척 영은사 석가삼존도' 후령통 [월정사성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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