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좋은 공기 한 잔, 산소카페 청송정원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가을 나들이에 나서는 관광객들에게 경북 청송의 ‘산소카페 청송정원’ 방문을 권하고 싶다.
물 좋고 공기 맑은 경북 북부의 산촌마을 청송.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만큼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다. 청송사과를 비롯한 지역 특산물도 청송의 이름을 알리는 든든한 브랜드가 되고 있다.
그 청송에 가을이면 또 하나의 명물이 등장한다.
바로 파천면 신기리 용전천변에 자리한 산소카페 청송정원이다.
청송정원은 원래 하천변의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던 공간을 주민과 지역단체가 힘을 모아 꽃과 정원이 어우러진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2021년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2022년 정식 개장한 뒤 해마다 주민들이 직접 꽃을 심고 가꾸어 오늘의 명소로 키워왔다.
정원의 규모는 무려 13만8천㎡, 약 4만2천 평이다. 축구장 수십 개에 가까운 넓은 들판에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백일홍이 장관을 이룬다. 약 1억 송이의 백일홍이 피어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백일홍 꽃단지로 알려져 있다.
2026년에는 9월 1일부터 11월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꽃밭 사이로 산책길이 이어지고 곳곳에 포토존과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버스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천천히 꽃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꽃을 보러 왔는데
오히려 내 마음속에 피어 있던 꽃을 발견하게 되는 곳이다.
그래서 청송정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꽃을 보며 쉬고, 걸으며 생각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신을 돌아보는 힐링 공간이다.
특히 이곳의 아름다움은 꽃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
주민과 지역단체가 함께 씨를 뿌리고 가꾸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과거 하천변의 쓸모없는 땅이 주민들의 손길을 거쳐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농촌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도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촌에서는 이농 현상이 계속되었고, 젊은 세대가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농촌의 인구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청송도 예외가 아니다.
2025년 청송군의 주민등록 인구는 2만3천여 명 수준으로 감소 흐름을 보여 왔으며, 같은 해 출생아 수는 50명 안팎에 머물렀다. 고령인구 비중도 4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현실에서 농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농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업에 관광을 더하고,
자연에 문화를 더하고,
지역의 특산물에 이야기를 더해야 한다.
청송사과와 주왕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그리고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서로 연결한다면 청송만의 독특한 체류형 관광자원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청송정원이 주는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버려진 땅도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꽃밭이 될 수 있다.
사람이 떠난 농촌도 새로운 생각과 정성이 모이면 다시 사람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올 추석 고향 가는 길이라면 잠시 차를 세워보자.
청송정원 꽃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백일홍 한 송이 바라보고,
맑은 공기 한 모금 크게 들이마시고,
가족과 사진 한 장 남겨보자.
물 한 잔보다 먼저 찾고 싶은 ‘산소 한 잔’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꽃밭을 돌아 나오는 길에 이런 생각 하나 품어보면 어떨까.
농촌도 꽃처럼 다시 피어날 수 있다.
올가을,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들에게 ‘산소카페 청송정원’ 한 번쯤 들러보시기를 권한다.
꽃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꽃이 된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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