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건물만 아니라 땅까지 사라졌다"…재건도 첩첩산중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05 20:12

주택 2만채·학교 등 재건 필요…진흙·물에 뒤덮여 부지까지 상실


당국, 홍수 재발 우려에 안전한 장소 찾으려 고심


대홍수로 진흙에 파묻힌 네팔 주택들대홍수로 진흙에 파묻힌 네팔 주택들 3일(현지시간)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의 대홍수 피해 지역 누와코트의 트리슐리강 강변 지역 주택과 건물들이 두꺼운 진흙에 파묻혀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네팔 대홍수로 수많은 주택과 건물은 물론 강가와 계곡의 땅까지 두꺼운 진흙과 물에 뒤덮여 사라졌다.


네팔 정부와 주민들이 이제 무너진 집과 건물을 새로 지으려고 하지만, 땅 자체가 없어지면서 앞으로 다시 닥칠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해 안전한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의 대홍수 피해 지역 누와코트에서 40년 넘게 살아온 파비트라 람살(45·여)씨는 이번 홍수에 집 두 채와 논이 모두 휩쓸려 사라졌다.


누와코트의 한 식량 배급소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람살 씨는 "우리 집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강물이 흐르고 있다"면서 "남은 땅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돈도 모두 강물에 휩쓸려 사라졌다"면서 아홉 명의 가족과 함께 앞으로 어디서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남편과 함께 목숨은 건졌지만 집과 작은 가게를 홍수에 잃은 샨티 수나르(45)씨도 "거의 매일 현장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 집이 있던 자리를 알아볼 수는 있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수나르 씨는 "그 자리에 다시 집을 지을 수는 없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우리를 더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네팔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대홍수로 네팔 전체 국민의 5% 안팎인 약 160만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완전히 유실된 가옥 7천500여채를 포함해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집이 약 2만 채에 이른다.


따라서 이들 주택을 새로 지어야 하나, 피해 지역의 상당 부분이 물에 완전히 잠기거나 두께가 수 미터(m)에 이르는 진흙·토사 등 퇴적물에 뒤덮인 상태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히말라야 빙하 융해가 가속하면서 향후 홍수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당국은 재건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학교를 비롯해 주택 외의 여러 건물도 이번 대홍수로 부지까지 사라지면서 재건 당국의 고민은 한층 커지고 있다.


신속 대피로 수백명 살린 네팔 학교 교장신속 대피로 수백명 살린 네팔 학교 교장 대홍수 당시 학생·교직원 900여명을 신속히 대피시켜 살린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등학교의 라젠드라 다와디(47) 교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홍수 당시 학생·교직원 900여명을 신속히 대피시켜 세계적 화제가 된 누와코트 지역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등학교의 라젠드라 다와디(47) 교장은 2015년 4월 약 9천 명의 생명을 앗아간 네팔 대지진 당시보다 "이번 재난이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다와디 교장은 AFP에 "지진 때 학교가 완전히 파괴됐지만 우리는 다시 지어 올렸다. 그때는 땅이라도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건물뿐만 아니라 땅까지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면서 학교를 재건하려면 새로운 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재건 작업을 이끈 고빈드 라지 포카렐 전 네팔 국가재건청(NRA) 청장도 블룸버그에 "지진이 나면 집이 무너져도 땅은 남아 있어서 다시 지을 수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어디를 재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다르마 라지 우프레티 재난관리청 국장은 "같은 곳에 집을 다시 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이번 대홍수와) 똑같은 위험에 노출될 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당국이 건물을 짓기에 더 안전한 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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