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시팀 철수·주중대사관 담화 이어 외교부 가세
광주비엔날레 철수 의사 밝히는 중국 전시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정부가 광주비엔날레의 '대만관'(Taiwan Pavilion) 명칭 사용을 문제 삼아 한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제 행동으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기자와의 문답 형태의 입장문에서 "광주비엔날레 주최 측이 잘못된 방식을 고집하며 중국 대만 지역이 그 신분에 맞지 않는 명칭으로 전시에 참여하도록 용인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개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이미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해 관련 측이 즉각 잘못된 방식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중국이 외교 경로로 강하게 항의했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궈 대변인은 특히 "우리는 한국 정부가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고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며 실제 행동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중국에는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입장을 존중한다고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한국 측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견지하는 데 변화가 없다고 여러 차례 명확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궈 대변인은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향해서도 "문화교류와 회의·전시 등의 기회를 빌려 정치적 조작을 하고 독립을 꾀하는 도발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 정치적 기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 국립대만미술관의 파빌리온 명칭을 둘러싸고 불거졌다
대만 문화부는 그동안 대만관으로 협의하다가 주최 측이 갑자기 지난 6월부터 미술관 약칭인 NTMoFA로 변경했다고 항의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국가관이 아닌 기관관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기관명 약칭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 측과 국내외 문화예술계에서 명칭 변경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재단은 원활한 전시를 위해 국립대만미술관의 국가관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중국 작가 등으로 구성된 중국 파빌리온팀은 작품 설치를 중단한 데 이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팀은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하기 위해 전시 철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광주비엔날레 주최 측이 대만 지역의 전시 참가와 관련해 잘못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정치적 요소가 예술 영역에 개입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같은 날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주최 측은 중국 대만 지역이 자신의 신분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공공연히 허용했다"며 "이는 중한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직접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이번 사안이 정부의 대만 관련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관련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번 사안은 문화예술 영역에서 민간이 자체 판단하에 결정한 것으로,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대목은 수교 이래 역대 한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의 근거로 이해되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최근에 이 입장이 재확인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