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떠오르는 전쟁의 기억…현대 발레 '뉘엿뉘엿' 8일 공연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02 19:21

서울세계무용축제 대표작…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등 관람 예정


'뉘엿 뉘엿-아스라히''뉘엿 뉘엿-아스라히' [서울세계무용축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오는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현대 발레 작품 '뉘엿 뉘엿-아스라히'를 공연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작품은 이날부터 19일까지 나루아트센터 등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무용축제 대표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올해 29회째를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는 한국을 포함해 벨기에 등 8개국 단체가 참여해 31편의 무용 작품을 선보인다.


안무가 함도윤이 이끄는 아함아트프로젝트의 작품 '뉘엿 뉘엿-아스라히'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노인의 기억과 치매 환자의 '일몰증후군'(치매 환자가 밤에 보이는 불안 반응)을 소재로 했다.


작품은 자신의 손주를 전쟁 중 헤어진 형으로 착각하는 한 노인의 시선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전쟁으로 인한 상실을 이야기한다.


무용수들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잊힌 존재를 애도하고 역사의 흔적을 비춘다. 또한 전쟁의 상처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임을 일깨워준다.


무대에는 전쟁의 공포와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 기억의 왜곡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라이브 영상이 투사될 예정이다.


작품 제목 '뉘엿뉘엿'은 하루가 저물어가는 풍경을 묘사한 단어로, 일몰증후군 환자에게 해질녘이면 아스라이 떠오르는 전쟁의 기억을 상징한다. 빛이 사라지기 직전 가장 선명하게 감정이 드러난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축제 측은 설명했다.


'뉘엿 뉘엿-아스라히''뉘엿 뉘엿-아스라히' [서울세계무용축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등을 받은 안무가 함도윤은 발레 고유의 선형성과 연극적인 감정을 융합한 현대 무용극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그는 '베르나르다 알바', '고도를 기다리며' 등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문학을 차용해 작품을 선보였으며, 개인의 서사를 통해 산업재해나 청년 실업 등 사회적 이슈를 다뤄 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8일 공연 현장을 찾아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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