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신 "탄광촌 재일동포 이야기…시대 넘는 보편적 감정 다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02 13:48

'재일 코리안 3부작' 완결편 '스미레 미용실' 초연…탄광 사고 모티프


"일본 경제 지탱한 재일한국인 재조명…한국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것"


인사말하는 정의신 연출가인사말하는 정의신 연출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정의신 극작ㆍ연출가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2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이번 연극은 1960년대 일본 탄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한국 관객도 충분히 자신의 이야기라고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정의신 연출)


재일동포 2.5세 극작가 겸 연출가인 정의신은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연극 '스미레 미용실' 간담회에서 시대와 국적을 뛰어넘는 이야기의 보편적 힘을 강조했다.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내 초연하는 '스미레 미용실'은 그의 '재일 코리안 3부작' 완결편이다.


일본으로 이주한 조선인과 후손인 재일동포의 이야기를 다룬 그의 3부작으로는 '이를테면 마치 들에 피는 꽃처럼', '야끼니꾸 드래곤'이 있다.


'스미레 미용실'은 1960년대 조선인이 모여 살던 일본 규슈의 탄광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재일 조선인 수미와 탄광촌에서 일하는 그녀의 가족이 탄광 폭발 사고를 마주하며 겪는 상실과 아픔, 회복의 과정을 그렸다.


작 중 탄광촌이라는 배경은 일본의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지만, 역사 속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재일 동포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설정됐다. 탄광 폭발 사고는 1963년 규슈 후쿠오카현에서 발생해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낸 미이케 탄광 사고에서 모티프를 땄다.


인사말하는 정의신 극작ㆍ연출가인사말하는 정의신 극작ㆍ연출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정의신 극작ㆍ연출가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2 mjkang@yna.co.kr


정의신은 "작품을 쓸 때 직접 규슈의 탄광에 취재를 갔는데 사고 경험자와 그 친척들이 살아있었다"며 "그분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광에서 일하던 (조선인) 광부들은 일본의 오사카 박람회가 열렸을 당시인 1970년대에는 활주로를 건설하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며 "가난한 일본인과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의 경제를 지탱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감동을 받았고 이들의 역사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과거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나거나 희생된 이들은 현대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의신은 "현대 사회에서도 재정적 문제로 인한 인원 감축이나 인재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작품 속 인물들의 슬픔과 고통은 현대 사회에서도 공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미레 미용실'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 사회에서 쇠퇴하고 있는 사랑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했다.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미 역을 맡은 배우 최지연은 "비극 속에서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수미의 인생은 희극"이라며 "인생의 절망적 순간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 여성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도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정의신 극작ㆍ연출, 배우 최지연ㆍ서동갑ㆍ김동원. 2026.9.2 mjkang@yna.co.kr


작품은 비극적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웃음도 빠트리지 않는다. 정의신 역시 "비극적인 사건에도 희극적인 면은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다른 사람을 웃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미의 시동생 '히데히로' 역의 김동원 또한 "상처와 아픔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오늘날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신은 전쟁 등을 겪고 미국이나 호주로 흩어진 여러 이민자들이 '재일 코리안 3부작'을 '우리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을 말하기에 한국의 관객도 '스미레 미용실'을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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