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리슨 호로비츠,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15년 만의 '피벗'
반도체·로봇 등 투자…"AI 실물 구축 가속화할 때"
마크 앤드리슨 a16z 공동창업자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a16z)가 사상 최초로 하드웨어 전용 투자기금을 조성했다.
a16z는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신규 '기계시대'(Machine Age) 펀드'를 꾸리고 11억 달러(약 1조5천억원)를 조달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머신에이지 펀드는 칩과 메모리, 스토리지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는 물론이고 데이터센터와 로봇공학, AI 가전제품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투자사는 해당 펀드가 투자 대상으로 삼은 영역이 "모두 현재의 공급망 역량과 물리학, 컴퓨터 과학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따라서 혁신과 투자가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여 문제 해결과 풍요를 가져다주는 인공지능(AI)의 실물 구축을 가속할 때"라며 "이는 우리 사회와 국가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a16z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투자 제안 비중은 미미한 규모였지만 최근 수년 사이 20% 이상으로 늘었다"면서 실제 창업과 투자의 흐름도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옮겨가고 있다고 짚었다.
자신들도 소프트웨어 투자사로 알려졌지만, 스페이스X와 안두릴, 웨이모 등 하드웨어 분야에도 투자해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와 같은 a16z의 하드웨어 투자는 공동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이 2011년 8월 언론 기고를 통해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선언한 지 꼭 15년 만에 단행한 전략적 피벗(방향 전환)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변화는 AI 모델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시장의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인프라 부문이 병목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16z의 마틴 카사도 제너럴 파트너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술적 전환기마다 인프라 부문에 압박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극적이었던 적은 없었다"며 "칩부터 메모리, 전력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 공급망의 모든 측면이 용량 부족 사태"라고 펀드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이나 기업가치 하락 우려에 대해서도 "시장 건전성의 기본 지표는 수요"라며 "수요가 계속된다면 공급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