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급수 지원서 거제 수해현장 연속 투입…교대근무 전환·온열질환 대비
대형 배수펌프로 배수작업하는 소방대원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열흘 전에는 가뭄 때문에 밀양에 갔는데, 가뭄이 끝나니까 곧바로 폭우 현장에 투입됐지요."
경남 거제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오후 고현동의 한 침수 현장에서 대형 배수펌프를 운용하던 한 소방대원은 지난 열흘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기온이 29도 안팎까지 오른 데다 햇볕까지 강하게 내리쬐었지만, 소방대원들은 침수 지역과 대형 펌프 주변을 오가며 배수 작업을 이어갔다.
무더위까지 겹쳐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원들은 "그렇지 않다"며 웃어 보였지만,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경남소방본부 특수대응단 등 일부 소방대원들에게 최근 열흘은 말 그대로 재난 현장의 연속이었다.
이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던 지난 12일 밀양지역에 투입돼 급수 지원에 나섰다.
메마른 땅에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렸지만, 가뭄이 해소되자 이번에는 정반대의 재난이 찾아왔다.
배수 펌프 운용하는 소방대원 [촬영 박영민]
광복절 연휴 경남 남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거제·통영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고, 특수대응단은 곧바로 거제로 향했다.
한 대원은 "첫날에는 48시간 연속 근무하면서 침수지역 배수와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부터 소방대원들이 구조한 시민은 129명이고, 침수지역에서 빼낸 물은 20만4천166t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도 거제지역 2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배수 작업이 진행됐다.
복구 작업이 장기화한 데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현장 대원들의 피로도도 쌓이고 있다.
이정률 거제소방서장은 "직원들이 많이 지친 상태"라며 "처음에는 전체 대원을 동원했지만, 지금은 급한 작업이 대부분 끝나 두 개 팀이 근무하고 한 개 팀은 쉬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배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대원들의 체력도 고려해 근무 방식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해 복구 나선 39사단 장병들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2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들이 집중호우로 밀려든 토사와 잔해를 치우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6.8.21 ymp@yna.co.kr
연이은 재난 현장을 누비는 것은 군 장병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거제와 통영에는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 433명이 투입돼 침수 주택과 상가에 쌓인 토사를 치우고 각종 잔해물을 정리했다.
거제시 옥포동의 한 침수 피해 상가에서는 장병 30여명이 물에 젖은 집기를 밖으로 옮기고 바닥과 건물 주변에 남은 진흙과 쓰레기를 쉴 새 없이 치웠다.
이들 중 일부도 최근 가뭄지역 급수 지원에 나선 데 이어 곧바로 수해 복구 현장에 투입됐다.
군과 소방당국은 재난 대응이 길어지고 폭염 속 야외 작업까지 이어지자 온열질환 예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복구 현장마다 얼음물을 담은 아이스박스와 포도당 등을 마련하고 토시와 냉스카프 등을 지급했다.
또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군 대민지원 현장에는 구급차도 함께 배치했다.
수해 복구 나선 39사단 장병들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2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들이 집중호우로 밀려든 토사와 잔해를 치우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6.8.21 ymp@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