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음료·용품 '불티'…외식 대신 배달·간편식으로 '집콕 피서'
불볕더위에 야외 노동자 안전 강화…로봇 배달 등 신기술 도입도
"반갑다 더위야"…폭염 특수 누리는 얼음공장(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홍국기 이상서 김세린 기자 = 기온이 40도 안팎을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무더위를 식혀줄 빙과와 음료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는가 하면, 외출을 피하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배달과 간편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을 위협하는 폭염 속에서 야외 노동자인 배달 라이더들을 지키기 위한 안전 대책이 강화되고, 그 대안으로 로봇 배달이 영토를 확장하는 등 산업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 빙과·냉음료 매출 수직 상승…체온 낮추는 냉각 제품 인기
무더위는 식품·유통·패션·뷰티 업계에서 여름 특수 상품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빙과·음료 업계는 호황을 맞았다.
빙그레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20% 이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0% 이상 증가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빙과 매출이 장마철이었던 직전 주 대비 25% 늘었다.
음료 전문점도 '아이스' 제품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아이스 카페 아메리카노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약 37% 증가했다. 청량감을 앞세운 '핑크 피치 리프레셔'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43% 늘었다.
이디야커피의 아이스 음료 판매량 역시 이 기간에 전월 동기 대비 11%, 직전 기간 대비 19% 성장했다.
폴바셋은 지난달 25∼31일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 매출이 각각 전주 대비 21%, 16% 증가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 늘어나는 여름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통가에서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용품 소비가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선글라스와 우양산 매출이 직전 9일 대비 각각 30%, 15% 늘었으며 냉감 침구 매출도 10% 올랐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우양산과 선글라스의 매출이 각각 33%, 24% 급증했다.
가전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이 직전 주 대비 40% 늘어나며 폭염 특수를 증명했다.
패션·뷰티 업계는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냉각) 제품이 대세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리넨 팬츠'와 '리넨 니트'라는 단어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 157% 증가했다.
무신사에서도 이 기간 '시어서커 바지'(70%) '리넨 팬츠'(43%), '냉감'(32%)이라는 단어의 검색량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뷰티 분야에서는 메디큐브의 '제로 모공 쿨링 마스크'의 지난 6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60% 폭증했다.
열대야 속에서 숙면과 피서를 돕는 상품도 강세다.
현대백화점그룹 지누스의 냉감 매트리스 '얼티마 에어'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고, 시몬스의 '쿨링 세트' 판매량도 이 기간 20% 증가했다.
더위를 피해 자연으로 떠나는 이들이 늘며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의 강원·부산 지역 이달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2017년 '백화점 피서객' 어린이 놀이공간 [신세계백화점 제공]
◇ '집 밖은 위험해'…배달·간편식 '특수'·야간 쇼핑족 '북적'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외식이나 장보기를 비대면으로 해결하려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주문 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의 삼계탕 주문량은 한 달 전 동기 대비 81% 급증했다.
특히 중복일이었던 지난달 25일의 삼계탕 주문량은 한 달 전 대비 503% 폭증했다.
이 기간 장어구이(38%), 장어덮밥(20%), 오리구이(19%) 등 보양식 메뉴 전반의 배달 주문량 증가율도 부각됐다.
여름 대표 메뉴인 빙수(63%), 콩국수(52%), 냉면(28%)의 주문량 증가율도 눈에 띄었다.
배민의 즉시배송(퀵커머스) 서비스 배민B마트 장보기도 온라인과 간편식 위주로 재편됐다.
B마트의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매출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국·탕·찌개 품목은 78%, 밀키트는 47% 증가했다.
불 앞에서 요리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완제품이나 간편조리 형태를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인 SSG닷컴의 '쓱배송'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냉동·냉장 HMR 매출도 각각 44%, 30%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온라인 배송 역시 직전 주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는 냉면과 삼계탕 판매가 두드러졌다.
CJ제일제당이 최강록 셰프와 협업해 선보인 '비비고 들기름 막국수'와 '평양냉면'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주 대비 150% 급증했다.
아워홈의 온라인 쇼핑몰 '아워홈몰'에서는 지난 6월 '고려 삼계탕'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한낮의 불볕더위를 피해 쇼핑을 즐기거나 실내 대형 쇼핑몰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방문객은 직전 주 대비 각각 30%, 14%, 17% 증가했다.
3사의 식음료(F&B) 매출도 각각 40%, 20%, 21% 늘었다.
대형 아울렛인 롯데아울렛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역시 방문객이 각각 40%, 28% 늘었으며 식음료 매출은 45%, 27%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는 야간 소비가 두드러지는 경향도 포착됐다.
CU의 야간(오후 10시∼오전 2시) 콜드 상품 매출은 직전 주 대비 약 30% 증가했고, 세븐일레븐의 야간(자정∼오전 6시) 매출은 14% 늘었다.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노동자가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끓는 도로 위 안전 사각지대…배달 로봇까지 동원
폭염 속에서 가장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는 야외 배달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플랫폼 업계는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아한청년들은 전국 배달 라이더를 대상으로 2년째 생수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혹서기에는 지난해(45만병)보다 규모를 늘려 약 70만병의 생수를 전국 배민B마트 지점에 배포했다.
아울러 픽업 대기 구역에 냉풍기와 서큘레이터를 설치해 대기 환경을 개선했다.
또 6년 연속 이어온 '계절성 물품 지원'을 통해 올해 여름에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배민 우의와 여름용 핸들 토시를 각각 5천개씩 무상 지원했다.
누적 지원 물품은 50만여개(약 2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밖에도 우아한청년들은 이마트24와 협업해 배달 라이더 '동행 쉼터'를 전국 약 5천500곳으로 늘려 운영 중이다.
쿠팡이츠서비스(CES) 역시 전국 50여개 지방자치단체 이동 노동자 쉼터에 폭염 대비 용품을 상시 비치하고,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와 협력해 전국 140여 개 정비센터를 '배달파트너 냉방 쉼터'로 지정해 에어컨과 냉장고 등을 갖춘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폭염·폭우 상황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안내하며 온열질환 의심 시 즉시 배달을 중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직고용 라이더가 없는 요기요의 경우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폭염 속 배달의 대안으로 적극 활용하며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요기요는 뉴빌리티와 협업해 2024년 인천 송도를 시작으로 서울 역삼·서초·성수 등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 지역을 넓혀왔다.
요기요는 "배달 로봇은 혹서기나 야간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오토바이 배달에 의한 대기 오염 및 탄소 배출의 저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기요 로봇 배달 [요기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