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근대 이르는 도기 문화 흐름…총 306점 유물로 소개
주요 전시품 왼쪽은 전북 부안 죽막동 유적 출토 큰 항아리, 오른쪽은 충남 태안 마도 1호선에서 찾은 물항아리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흔히 '질그릇'으로 불리는 도기(陶器)는 진흙으로 만들어 가마에서 구워낸 항아리와 병, 잔 등을 일컫는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도기 문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이 최근 선보인 '도기, 우리를 담은 질그릇' 특별전은 예부터 일상에서 가까이, 또 오래 함께한 도기를 조명한 전시다.
원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기부터 완도 청해진 유적에서 발견된 주름 무늬 병, 짐승 얼굴 모양의 귀가 달린 납작병 등까지 306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녹유 뼈 항아리 국립경주박물관 소장품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흥선 국립광주박물관장은 "도기는 우리네 삶을 담아온 가장 오래된 생활 용기"라며 "선조들의 지혜와 미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항아리, 오늘날의 머그잔을 닮은 잔 등 다양한 도기를 살펴볼 수 있다.
전주 평화동 유적에서 발견된 손잡이 달린 잔, 부안 죽막동 유적에서 출토된 87.4㎝ 높이의 큰 항아리 등이 전시된다.
주름무늬병 전남광주 완도군 장도 청해진유적에서 발견된 유물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양한 무늬의 도장을 찍어 표면을 장식한 도기도 소개한다.
676년 삼국이 통일된 이후 표면을 인화문(印花文)으로 꾸민 뒤 유약을 입힌 도기가 경주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는데, 8세기 무렵에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도장 무늬가 돋보이는 굽다리 병, 뼈 항아리 등이 주요 유물로 다뤄진다.
전시에서는 전남 지역의 도기 가마터와 생산 세계도 보여준다.
영암 마산리·구림리, 여수 월하동 월성 등 서남부 일대의 가마터에서 도기를 생산하는 과정과 도기 제작 기술이 영산강 유역에 정착되는 양상 등을 엿볼 수 있다.
태종 태항아리 경기 고양 서삼릉에 보관된 유물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려와 조선시대에 도기가 어떻게 쓰였는지 설명한 부분은 흥미롭다.
주요 전시품 중 하나인 '양온명수이도기편호'(良醞銘獸耳陶器扁壺)는 '양온'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짐승 얼굴 모양의 귀가 달린 납작병을 뜻한다.
양온은 고려시대에 술과 감주를 담당하던 관청 '양온서'를 지칭한다.
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국가유산포털은 "청자에 '양온서' 명이 들어간 예는 소수 알려져 있으나, 도기에서는 그 예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장흥·해남·나주 등지에서 거둔 곡물을 싣고 개경으로 향하다 1208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도 1호선'에서 발견된 물항아리도 볼 수 있다.
해주 항아리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 태종(재위 1400∼1418)의 태(胎·태아를 둘러싼 조직)를 보관한 태항아리는 왕실에서 도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12세기경부터 제작된 회령 도기, 옹기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한 해주 항아리 등 조선시대 도기가 변화한 양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흥선 관장은 "도기가 들려주는 오래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우리 도기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25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 도자문화관 전경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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