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제외' 장애인근로자 1만명…70%는 월급 50만원 미만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14 10:46

국회입법조사처 "임금 하한 없어 저임금 방치…적용 제외 조항 삭제해야"


장애인 노동자 격려하는 김영훈 장관장애인 노동자 격려하는 김영훈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5일 서울 강서구 이대 서울병원을 방문해 이화학당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이수매니지먼트㈜' 소속 장애인 노동자를 격려하는 모습. 2026.6.5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근로자가 지난해 1만 명을 넘은 가운데 이들 10명 중 7명은 월 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고용노동부 제출 자료를 토대로 발간한 '장애인 노동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를 받은 장애인 근로자는 1만14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는 2021년 9천475명, 2022년 1만43명, 2023년 9천816명, 2024년 1만277명, 지난해 1만145명 등으로 매년 1만명 안팎을 유지했다.


최저임금법은 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로 능력은 작업능률 등을 평가해 판단한다.


지난해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42만719원에 불과했다.


임금 구간별로는 월 30만∼50만원이 3천719명(36.7%)으로 가장 많았고 10만∼30만원 3천271명(32.2%), 50만∼70만원 1천680명(16.6%), 70만∼100만원 902명(8.9%), 100만원 이상 403명(4.0%) 순이었다.


월 10만원 미만도 170명(1.7%)에 달했다. 월 50만원 미만 임금을 받은 근로자는 7천160명으로 전체의 70.6%를 차지했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 월평균 임금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 월평균 임금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캡처]


장애 정도별로는 중증 장애인이 98.2%였으며, 장애 유형은 지적장애가 80.2%로 가장 많았다. 자폐성장애는 9.0%, 정신장애는 5.4%였다.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의 대부분은 장애인복지법상 복지시설인 보호작업장(9천140명·90.0%)과 근로사업장(715명·7.1%)에서 일했다.


반면 일반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64명(1.6%)에 그쳤다.


보고서는 최저임금법이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 하한선이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두고 있지 않아, 이들의 임금 수준이 사실상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가 임금을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다 보니 일부 근로자가 월 10만 원 미만의 극단적인 저임금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역이나 시설, 근로 형태에 따른 처우 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도 도입 취지였던 '장애인 고용 확대 효과'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5년간 일반 사업체에서 근무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는 매년 200명 안팎에 머물렀으며, 지난해에는 164명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1986년부터 시행된 현행 최저임금법상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배제 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고용보다 복지 영역의 성격이 강한 보호작업장의 경우, 독일·영국처럼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 않는 '복지시설'로 별도 구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자활근로나 공익형 노인 일자리처럼, 임금보다는 사회보장 차원의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을 전면 적용할 경우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고용 증가율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정부의 재정 지원과 직무 개발 지원 등 대책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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