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반이민 시위 예정…외국인 혐오 폭력 재연 우려
당국, 불법이민 우려 타당성 인정하면서도 평화 합법 시위 촉구
반이민 시위 대응 준비하는 남아공 경찰 (더반 [남아프리카공화국] AFP=연합뉴스) 2026년 6월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반(反)이민단체 '마치 앤드 마치' 주최 시위를 앞두고 경찰관들이 대비하고 있다. (Photo by Marco LONGARI / AFP) 2026.6.30.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반(反)이민단체들이 요구한 '불법이민자 출국 최후통첩' 시한인 30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당국은 반이민 시위가 폭력과 약탈로 번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더반,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등 주요 도시들에 대규모 경찰력과 경찰 특수부대, 경찰견 부대, 항공대를 배치했다.
앞서 '불법이민자 반대'를 표방하는 단체 '마치 앤드 마치'의 창립자 겸 대표 자신타 응고베세-주마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30일을 기점으로 모든 미등록 외국 국적자들이 강제추방될 때까지 "자유를 위한 전국적 행진, 계속되는 대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폭력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6월 30일에 아무도 살해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이름으로 약탈이 벌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를 포함한 반이민단체들과 자경단들은 미등록 이주민들이 시민들의 일자리를 뺏고, 범죄를 늘리며 공공자원에 부담을 준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기획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시위 전날인 29일 불법 이민, 허술한 국경관리, 공공서비스 부담 등에 대한 우려는 타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위는 평화롭고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아공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면서 일하고 공부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외국인들이 있으며 이들도 법률과 헌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공에서는 외국인 혐오 폭력이 반복돼 왔다.
최근 몇 주 동안 반이민 폭력으로 모잠비크인 2명, 에티오피아인 1명, 말라위인 1명 등 최소 4명이 숨졌다.
반이민 시위 앞둔 풍경 (더반 [남아프리카공화국] AFP=연합뉴스) 2026년 6월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반(反)이민단체 '마치 앤드 마치' 주최 시위를 앞두고 경찰관들이 대비하는 모습을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Photo by Marco LONGARI / AFP) 2026.6.30.
치안당국은 3월 1일 이후 외국인 적대 행위와 관련해 최소 19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2008년에는 반이민 폭동으로 62명이 숨지고 5만명 이상이 집을 떠났으며, 2015년과 2016년에도 유사한 폭력이 이어졌다.
2019년에는 요하네스버그 일대 외국인 소유 상점이 공격받아 최소 12명이 숨졌다.
2021년에는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 수감 이후 일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 354명이 사망했다.
AFP와 블룸버그 등이 인용한 남아공 국경관리당국과 치안당국 집계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 국적자 수는 2만5천명 이상이었다.
이는 지난주에 발표됐던 집계치보다 단 1주만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당시에는 말라위인 약 1만5천명이 출국 처리됐고 이달 들어 최소 988명의 가나인과 약 600명의 나이지리아인이 항공편으로 떠난 것으로 발표됐다.
AFP에 따르면 짐바브웨,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가나, 말라위 등은 자국민 귀환을 위해 자발적으로 항공편과 버스를 마련했으며, 우간다도 약 750명의 대피 계획을 발표했다.
노숙하는 외국 국적자들 (더반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이터=연합뉴스) 2026년 6월 3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관공서 앞에서 외국 국적자들이 노숙하고 있다. (REUTERS/Rogan Ward) 2026.6.30.
AFP에 따르면 고용주나 집주인이 단속 벌금이나 자경단 공격을 우려해 외국인 노동자와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더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말라위 출신 건설노동자 피터 마드소안(45)은 AFP에 "공격당하는 것을 피하려고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말라위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라며 "남아공에서 죽는 것보다 떠나는 편이 낫다"고 했다.
남아공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아프리카의 최대 경제대국으로, 짐바브웨와 말라위 등 주변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이 나라로 몰려들고 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남아공 당국 집계에 따르면 남아공 내 이민자 수는 2002년 100만명, 2011년 220만명에서 현재 3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인구 약 6천300만명 중 5% 안팎이다.
다만 이 중 미등록 체류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 통계로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주민들이 높은 실업률과 범죄, 공공서비스 붕괴에 대한 불만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30%를 넘는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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