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25 전쟁의 잊힌 영웅들, 소년병·학도병을 기억해야
6·25 전쟁 발발 76주년을 맞아 우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호국영령을 기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역사 속 그늘에 남아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소년병과 학도병들이다.
1950년 6월,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대한민국은 존망의 위기에 처했다. 정규군만으로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었던 절박한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청년과 학생들이 전선으로 향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채 총을 들고 전장에 나선 학도병, 나이조차 어린 소년병들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전투에 참가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군사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였다. 총기 사용법조차 익히지 못한 채 전장에 투입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낙동강 방어선과 포항지구 전투 등 곳곳에서 수많은 학도병들이 산화했다. 그들의 희생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문제는 전쟁이 끝난 뒤였다.
정규군과 달리 상당수 소년병과 학도병들은 참전 사실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다. 국가유공자 인정과 보상 문제도 오랜 세월 논란으로 남았다. 생존자들은 고령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명예 회복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다.
국가는 각종 사회적 재난과 대형 사고의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예우한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웠던 시절 목숨을 걸고 전선에 나섰던 소년병과 학도병들에 대한 관심과 보상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보상의 기준과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참전 기록 확인, 형평성 문제, 재정 부담 등 검토해야 할 사안도 많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생존자 대부분이 80~90대의 고령이다. 더 늦기 전에 국가 차원의 명예 회복과 합당한 예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년병과 학도병들이 원한 것은 거액의 보상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나라가 자신들의 희생을 기억해 주고, 역사 속에서 정당한 평가를 내려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오늘의 번영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끝까지 기억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6·25 전쟁의 잊힌 영웅들인 소년병과 학도병들에 대한 관심과 예우는 과거를 위한 일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국가의 책임과 감사의 가치를 가르치는 일이다.
그들의 청춘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소년병과 학도병 문제는 보상의 규모를 떠나 "국가가 희생을 기억하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는 줄어들고 있어, 명예 회복과 예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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