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치 냉소주의·절망 안돼"…전직 대통령들 한자리
11년 만에 완공, 지역사회 허브로…개관식에 트럼프는 초청 못받아
18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시절 업적을 기리는 '오바마 대통령 센터'가 10년이 넘는 준비 과정 끝에 18일(현지시간) 문을 열었다.
이날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부 잭슨 파크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조 바이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들과 영부인들이 참석해 출범을 축하했다.
이 밖에도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등 미 안팎의 정계 인사들이 자리했다.
제니퍼 허드슨,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스티비 원더, 브루스 스프링스틴, 코넌 오브라이언, 톰 행크스, 앤 해서웨이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특히 스티븐 콜베어 등 일부 참석자는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빚어진 이른바 '태닝 수트' 논란을 재치있게 패러디한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전직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들 [UPI=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행태와 분열의 정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누구도 법 위에 없고 법의 보호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며 견제와 균형, 독립된 사법부, 자유 언론, 국민과 헌법에 충성하는 군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언급했다.
그는 "이 센터가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미국인들을 향해 "잔혹함과 증오에 직면하더라도 정치적 냉소주의와 절망에 굴복해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40여년 전 낡은 차를 몰고 시카고에 처음 왔던 때를 회상하며 "바로 이곳에서 내가 찾던 삶의 목적과 공동체, 신앙을 발견했다"고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남편의 재임 8년을 "용광로 속에서의 시간"이라 부르며 출생지 등에 대한 정치적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남편의 "고집스러운 낙관주의"와 도덕적 품격을 높이 평가했다.
미셸 여사는 "그 누구도 누가 진정 미국인인지 판단할 권리가 없다"며 남편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도 마치 아름다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헌사를 전했다.
미셸 여사의 연설을 듣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18일(현지시간) 문을 연 '오바마 대통령 센터' [로이터=연합뉴스]
오바마 센터는 시카고 남부로 유치가 결정된 후 11년 만에 완공됐다. 약 2만3천평 규모의 캠퍼스에 기부금 등으로 마련된 총 8억5천만달러(약 1조3천억원)가 투입됐다.
특히 센터의 중심축인 70m 높이의 화강암 탑은 네 개의 손이 연대해 하나로 모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탑 외벽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5년 연설에서 발췌한 '당신이 바로 미국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상징성을 더했다.
다른 미국 대통령 기념관과 달리 박물관 외에도 공공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정원, 농구 경기장 등을 갖춰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사회 문화 허브로 설계된 게 특징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공식 기록물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따로 보관된다.
재단 측은 센터 운영을 통해 약 25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 입장권은 11월까지 매진된 상태다.
이날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되지 않았다. 그는 최근 트루스소셜에 이 센터를 쓰레기 더미에 비유하며 조롱한 바 있다.
재단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스티븐 콜버트(왼쪽)과 데이비드 레터맨 [로이터=연합뉴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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