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순식간에 공장 20여개동 집어삼킨 화마…진화 안간힘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6-16 09:57

인천 원창동 공장지대서 큰불…가연성 자재 연소로 불길 빠르게 번져


화재 진화 중인 소방대원과 무인소방로봇화재 진화 중인 소방대원과 무인소방로봇 (인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6일 오전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 밀집 지역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6.16 iny@yna.co.kr


(인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소방대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16일 오전 8시 17개 업체의 공장과 창고 25개동(소방 잠정집계)이 불길에 휩싸인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공장 밀집지역.


불이 시작된 지 6시간이 지났지만, 공장들 지붕 위로는 여전히 시커먼 연기가 쉴 새 없이 솟구쳤다.


검게 그을린 건물 전면부는 부서지거나 휘어져 폐허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일부 건물은 이미 무너져 내렸고, 잔해 사이로 불길이 계속 피어오르고 있었다.


화재가 난 공장 주변에는 목재와 물류 창고가 좁은 간격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장과 공장 사이 간격이 1m에 불과할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공장 안에 보관 중이던 각종 가연성 자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순식간에 불이 확산했다.


그나마 바람이 세게 불지 않아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소방 당국의 평가다.


소방대원들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된 건물이 많아 내부로 쉽게 진입하지 못한 채 외부에서 쉴 새 없이 물줄기를 쏘아댔다.


고가 사다리차는 위에서, 소방호스를 사용한 진화 차량은 아래에서 동시에 소화 용수를 뿌렸고, 진화 헬기 9대가 화재 현장을 오가며 불길을 잡았다.


현장에는 무인 소방 로봇과 무인 파괴 방수차, 고성능 화학차 등 최신 장비도 투입돼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진화 작업을 도맡았다.


일부 대원들은 불길이 옮겨붙지 않은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가 소화용수가 뿌려지는 각도를 조정하며 '타깃 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진화에 투입됐다가 교대한 대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흘리며 생수 한 병으로 목을 축였다.


검은 연기 자욱한 화재 현장검은 연기 자욱한 화재 현장 (인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6일 오전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 밀집 지역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6.16 iny@yna.co.k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도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원들을 격려했다.


박 당선인은 "진화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불이 어느 정도 진화될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왔다"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샌드위치 패널 문제와 공장간 이격거리 문제 등 근본적으로 공단과 공장을 설계할 때 개선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재는 오전 1시 49분께 원창동 한 공장에서 시작됐다.


경비업체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 당국은 불이 급격히 확산하자 2시간여 만인 오전 3시 59분께 화재 현장 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인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장비 151대, 인력 408명을 투입해 화재 확산을 저지한 소방 당국은 오전 6시 5분께 대응 단계를 1단계로 낮췄다.


현재까지 17개 업체 25개 동이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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