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터 고령층까지…분향소 설치 등 시위 방향 놓고 내부 갈등
경찰도 장기전 대비…체육단체 업무 피해·경찰 수사 등 변수
시위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14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양수연 기자 = 열흘째 이어지고 있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 주말 동안 수만명이 모이며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일요일인 14일 오후 5시 30분 기준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8천여명이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30분 기준 1만9천명보다는 줄었지만, 평일대비 많은 인원이 모였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공원 내 실시간 인구(관람객·행락객 포함)는 2만4천∼2만6천명이다. 20대(16.5%)와 30대(31.1%)가 절반에 아깝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원천무효", "한미공조 국제수사",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주말의 "재선거" 구호에서 나아가 부정선거 의혹 규명과 국제 공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정치적 발언을 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국민의힘 나경원·이진숙 의원 등이 시위 현장을 방문했으며, 나 의원은 참가자들과 함께 태극기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태극기 그리는 나경원 의원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4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태극기를 그리고 있다. 2026.6.14 cityboy@yna.co.kr
평일 동안 현장을 주도한 부정선거 주장 세력에 2030 세대가 주말 다시 합류하면서 현장에서는 시위 방향을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낮 12시 30분께 일부 참가자는 핸드볼경기장 2-3 게이트 앞에 분향소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이른바 '민주주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하려 했다.
자신을 국민의힘 기초의원 당선인이라 소개한 참가자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취지"라며 "의석 확보보다 유권자의 한 표가 보장됐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참가자들은 시위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하며 현장에선 언쟁이 벌어졌다. 서로가 "분탕질한다"고 비난하며 경찰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분향소 구조물은 결국 공원 측이 불허하며 설치되지 못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관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하거나 공무원증을 보여줘도 믿지 못하겠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 부근에 배치된 경찰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2026.6.14 cityboy@yna.co.kr
시위가 열흘째로 접어들자 경찰은 단기간 내 해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선거 무효 소송이나 국정조사, 검경 합동수사 등을 통해 시위대의 요구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사태가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올림픽공원 내 112 신고는 139건이 접수됐고, 큰 소요 사태는 없었다.
다만, 핸드볼경기장 봉쇄로 인한 체육단체의 업무방해가 실제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이 부분이 사태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핸드볼유소년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짐 수색과 방송사 기자에 대한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선관위의 업무 부실 논란이 겹치면서 시위 동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상진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시위 공간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나름의 상징성을 갖게 됐다"며 "선관위의 부실한 행정이 점점 더 드러나는 상황에서 금방 일단락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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