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설비투자 5년간 최소 5조달러 전망…수익화 지연시 리스크"
중동전쟁에도 위험자산 선전…"채권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반영"
발표하는 로트피 카루이 핌코 매니징 디렉터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8일 로트피 카루이 핌코 매니징 디렉터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이란 전쟁 이후 미국 위험자산 시장 추이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세계 최대 규모 채권 운용사 중 하나인 핌코(PIMCO)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대형 기술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흐름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핌코에서 멀티에셋 크레딧 전략가 및 고객 솔루션·분석 부문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로트피 카루이 매니징 디렉터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가 AI 설비투자(CapEx)의 제약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정책금리가 아니라 장기물 금리를 기준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며 "장기금리는 이미 상당 부분 움직였고, 10년물 금리도 4.5%를 넘어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량 하이퍼스케일러 입장에서는 이 정도 금리 변화가 투자 판단을 크게 바꾸지는 않는다"며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이 실제로 나타나더라도 AI 설비투자의 제약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카루이 디렉터는 오히려 AI 투자 확대의 제약 요인은 주식시장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설비투자 둔화가 나타난다면 이는 연준 정책보다는 주식시장이 과도한 설비투자에 대해 해당 기업들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주주들은 이에 따른 의견표명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이미 1990년대 후반 이동통신·광통신 투자 붐에 버금가는 규모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 및 소프트웨어 투자 비중이 1990년대 후반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향후 18개월간 1조5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5년간 최소 5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차입을 통해 조달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카루이 디렉터는 "2026∼2027년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는 영업현금흐름(OCF)의 약 94%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수준에 이르면 내부 현금만으로 투자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입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량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4년까지 부채보다 보유 현금이 더 많은 상태였던 만큼, 아직 대차대조표상 추가 차입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AI 투자 확대의 핵심 리스크로는 과잉투자와 수익화 지연을 꼽았다. 카루이 디렉터는 "가장 큰 리스크는 1990년대 후반 광통신 투자 사이클처럼 과도하게 지출하고 과잉 구축하는 것"이라며 "AI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구축했지만, 실제 도입이 늦어지고 수익화가 지연될 경우 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중동 전쟁 이후 위험자산과 채권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S&P500 등 위험자산은 유가 공급 충격 우려에도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이 AI 설비투자라는 강력한 성장 동인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유가·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과 중앙은행의 제한적인 정책 여력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나아가 지정학적 갈등이 해결되면 채권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이 줄면서 금리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전쟁이 장기화된다고 해도 경기 둔화·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수요가 늘어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며 현재 채권에 투자 매력을 강조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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