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관계 끊으라" 미국 압박에 오만 저항
미국, 오만-이란 호르무즈해협 논의에 중립성 의심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정박 선박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오만이 이란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미국의 압박을 받고 이에 저항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년간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해 왔으며 양측 모두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오만의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최근 부쩍 자주 그리고 강하게 표출해왔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오만은 이란 측과 접촉 중인 것은 국제법을 준수하는 호르무즈해협 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며, 어떤 체계가 수립되든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와 협의한 후에야 시행될 것이라고 미국 측에 해명하고 있다.
오만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과 오만만(灣)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위치에 있다.
오만은 2015년 핵 합의는 물론이고 작년과 올해를 포함해 과거 미국과 이란 간의 여러 차례 핵 협상에서 매번 중재자 역할을 맡았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오만에 대해 이란 편을 들지 말라는 경고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일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발언에서 "이란을 제외하면, 그리고 아마 그것에 추파를 던졌던 오만을 제외하면, 지구상 어느 나라도 이란이 해협에서 하는 일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오만을 겨냥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받겠다는 이란의 구상에 오만이 협조할 경우 "날려 버리겠다"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같은 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오만이 호르무즈해협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9일 미국 시민은 통행료 결제 여부와 무관하게 '안전 통항 보장과 관련된 서비스'를 포함해 이란 정부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오만은 통행료 징수에 반대하며 항행의 자유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미국 측에 해명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정상화를 포함한 휴전 연장 합의가 미국과 이뤄질 경우 1개월 내에 선박 통행량이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도록 보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페르시아만 해협청'이라는 기관을 설치해 해협 통과 선박들이 이 기관을 통해 통행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란은 이런 계획을 국제법에 부합하도록 만들고 오만이 수용하기 더 쉽도록 하기 위해 해협 통과 선박에 비차별적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4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어떤 나라든 국제해협에 대해 요금을 도입하거나 통행료, 수수료 또는 어떤 차별적 조건을 부과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엔해양법협약은 연안국이 안전, 환경 보호, 해상 질서 등을 이유로 자국 영해 내 통항을 규제할 수 있으며, 통과 선박에 실제 제공한 특정 서비스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요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란 페르시아만 해협청은 300여개 해운사가 통항 허가를 신청했으며 출항 선박의 주요 목적지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었고 입항 선박의 주요 목적지는 아랍에미리트(UAE)였다고 밝힌 바 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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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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