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누드 미학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26 22:23


누드 미학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에는 고야가 그린 두 점의 마야그림이 걸려 있다. 여인을 모델로 한 똑같은 그림이지만 하나는 옷을 입고 다른 하나는 옷을 벗었다는 차이뿐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마야의 실제 모델은 고야의 애인이기도 한 알바 공작의 부인이었다고 한다. 고야는 애인의 벌거벗은 모습을 그리고 싶어했다. 그러나 알바 공작이 불시에 화실을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 두개의 그림을 함께 그렸다는 것이다.


벌거벗은 누드화를 그린 화가 중 마네처럼 곤욕을 치른 이도 드물다. 마네는 1865년 살롱전에 ‘올랭피아’란 누드화로 입선했다. 모델은 그가 파리의 대학가를 거닐다 우연히 목격한 무랑이란 소녀였다. 그러나 이 그림이 전시되자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온갖 악담을 늘어놓으며 주최측에 그림을 떼내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2년전 정치인 낙선자 대회에 출품했던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도 당시로서는 보지 못했던 여인들의 나체가 문제된 적이 있어 그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센 것이었다. 주최측은 할 수 없이 마네의 그림을 가장 후미진 곳으로 옮기긴 했지만 전시기간 내내 소동은 계속되었다.


그렇다고 고야와 마네의 시대에 누드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근엄한 종교적 전통에 따라 벌거벗은 그림은 풍속사범으로 다스렸지만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경우는 예외였다.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이라면 벌거벗은 모습이라도 허용된 것이다. 그렇지만 고야와 마네는 이런 전통은 없어져야 할 위선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한 미술교사 부부가 자신의 누드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의 고발을 접수한 경찰은 부부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화가 등 예술인들은 창작활동에 대한 탄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무엇을 느낄까 하는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음란물로 단정짓고 긴급체포했다가 영장기각으로 풀어준 당국의 태도는 지나치다는 비난을 들을 만도 하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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