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새 13명 숨진 한화에어로 반복된 참사…"위험 크지않다 생각"
2018·19년 폭발사고로 8명 사망에 관리부실로 유죄 내려졌지만 또 5명 숨져
2019년 대표 "사고 근본 원인 찾고 개선 방안 마련" 약속했지만, 공염불
폭발 장소, 면적 작아 소방보고 의무 없어 사측 자체 평가…제도 점검 필요성 대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서 폭발사고 (대전=연합뉴스) 1일 오전 10시 59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께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화재 발생 50분 만에 초진을 완료했다. 2026.6.1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wan@yna.co.kr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강수환 기자 = 대형추진기관 개발, 추진체 혼화·충전, 전술 지대지(무기) 체계 개발 등이 진행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전사업장에서 7년 만에 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7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2018년 5명이 숨지고 이듬해 3명이 사망하는 두 차례 폭발 사고 이후 한화가 개선 방안 마련을 약속했지만, 또다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흡한 안전 대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 2018년·2019년 이어 세 번째 폭발로 총 13명 사망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난 것은 1일 오전 10시 59분께다.
소방당국은 2시간 8분 만에 불을 모두 껐지만, 이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당시 세척공실에서 추진제인 화약을 물과 세제로 세척하는 작업 중에 폭발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화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나 근로자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5월 한화 대전공장 충전공실에서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나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불과 9개월 만인 이듬해 2월에도 폭발 사고가 또 발생했다.
2019년 2월 14일 한화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로켓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이형 작업을 하던 중 폭발과 함께 불이 났고, 근로자 3명이 숨졌다.
◇ 사측 관리감독 소홀·안전 관리 미흡 등 유죄 인정
두 차례 폭발 사고에서 사측의 안전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시 한화 책임자들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대부분 유죄가 인정돼 징역·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분주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정문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나 정문 앞이 통제 중인 가운데, 노동 당국이 정문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6.6.1 coolee@yna.co.kr
두 차례의 사고 이후 노동당국의 작업중지 명령 해제를 받는 과정에서 한화는 사고가 난 공정에 대한 원격화 등 작업환경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9년 2차 사고 발생 당일 한화 방산부문 대표이사는 대전 사고 현장에서 공식 사과하며 "사고를 수습하는데 모든 것을 집중하고, 사고 근본 원인과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7년 만에 또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한화에어로측의 안전 대책에 의문후보가 붙을 수밖에 없게 됐다.
◇ 한화 "위험성 크게 인지하지 않았던 공정"…노조 "덜 위험한 것은 없어"
한화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머리를 숙였다.
다만 이날 사고가 발생한 세척 공정은 상대적으로 폭발 위험이 적은 공정으로 알려졌다고 한화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전공장 앞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18년과 2019년도 사고 이후 큰 비용 들여 해당 공정을 자동화 시켰었다"며 "오늘 사고 공정은 당초 위험에 대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약은 물과 접촉하면 무력화하며, 세척 공정은 물을 다량 사용한다"며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됐는제 찾아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허록 노조위원장은 대전공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에어로스페이스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장, 노동자가 존재하는 곳은 특별히 '어디가 위험하다, 덜 위험하다'는 것은 없다. 다 위험하다"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도 추진체 개발 공정 자체가 위험한 공정인 만큼 작은 충격이나 자극에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학과 명예교수는 "주로 고체 미사일에 들어가는 추진제에는 알루미늄이 들어가는데, 알루미늄가루는 정전기에 매우 취약하다"며 "그러다 보니 작업장 전체에 무정전 시설에 방진복, 접지 등 각종 안전 수칙을 갖춰도 (공정 자체가) 위험해 100% 사고가 안 날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약한 정전기라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차단하고 없애기 위한 안전조치가 필요한데,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와 올해 한 차례씩 본관동 등에 대해 화재안전조사를 받았지만, 폭발이 발생한 건물은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향후 기존 법규 등에 '허점'이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폭발한 장소는 면적이 작아 자체 점검은 하지만, 소방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 곳은 아니다"라면서 "공정에 대한 위험성 평가는 소방당국이 아닌 사측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동일 사업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안전 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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