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보이지 않는 힘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3-29 00:42


보이지 않는 힘





사람에게는 설명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매력이 있다. 말보다 먼저 느껴지는 태도, 일관된 행동, 조용한 배려 같은 것들이다. 그런 사람은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주변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채널로 메시지를 전하고, 사람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쉼 없이 움직인다.


그런데 요즘은 간혹 그보다 먼저 사람이 찾는다. 단순한 홍보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실제로 만들어낸 결과물의 완성도, 조직의 내실, 일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전달된 결과라고 본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신뢰가 곧 사람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필력, 일관된 지향점, 그리고 결속에서 오는 안정감은 말보다 빠르게 전달된다. 회원은 그걸 직관적으로 알아차린다. 필력만 뛰어나서는 충분하지 않다. 그 필력을 구현하는 사람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결과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필력이 뛰어나고, 감동이 있으면 흔들리지 않고, 조직의 호흡까지 잘 맞는 곳은 작은 문제도 빠르게 복구하고, 회원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며,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낸다. 우리가 최근 더 많이 선택받는 이유는 결국 우리 내부의 역량이 고르게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물론 호흡이 아무리 잘 맞아도,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만큼은 예외다. 그건 필력보다 더 복잡한 조율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끌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는 그 시작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습관'이라고 믿는다. 조직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일하는 방식과 태도를 점검하고, 우리가 가진 강점을 더 정교하게 다듬으려는 노력을 계속할 때 조직 전체의 수준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우리는 늘 우리 자신과 경쟁한다. 남과 비교해 흔들리기보다 우리만의 역량을 갈고닦는 데 집중한다. 외부의 기준을 좇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시간을 들인다. 그래서 겉으로는 다른 문학사보다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10년, 20년이 지난 뒤 문학계를 돌아보면 우리가 선택한 길이 결국 더 단단하고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쌓인 내공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신뢰가 되고, 문학계에서의 존재감을 만든다.


이 변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에서 출발한다. 책을 출판하기 전에 자료를 한 번 더 파고드는 것. 회원의 요구를 곧이곧대로만 듣지 않고 본질을 다시 묻는 것. 회원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것. 피드백을 방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필력의 디테일을 매만지고, 작가의 경험 흐름을 한 단계 더 매끄럽게 만드는 것. 겉보기엔 사소해 보여도 이런 디테일 하나가 전체 인상을 결정짓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 이런 습관이 쌓일수록 조직은 더 민첩해지고 더 정교해진다.


나는 발행인으로서, 독자가 좋아서 우리를 찾아오는 문학를 만들고 싶다. 우리의 경쟁은 결국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스스로를 점검하고, 결속과 서비스, 필력. 방식을 계속 다듬어 갈 때 독자는 반드시 반응한다. 좋은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그리고 그 조용한 울림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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