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원폭문학 새길 모색하는 세미나 시낭송회 공연 성료
9일 합천 현장 답사 원폭 피해자 애절한 삶의 아픔 공유

대구경북작가회의(회장 신기훈)가 주관한 올해 여름문학제는 피폭 80주년을 맞아 원폭문학과 원폭 피해자의 삶을 알아보는 알찬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일 대구 중구 동성로 혁신공간 바람 상상홀에서 ‘원폭문학, 새 길을 모색한다’를 주제로 제31회 여름문학제를 시작한데 이어 9일에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과 원폭 2세 환우쉼터 ‘합천평화의 집’을 현장 방문했다.
경남 합천은 원자폭탄 피폭 후유증을 앓는 원폭 피해자가 많이 살아서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곳이다. 이날 참석한 작가들은 원폭 피해자 2세로 생전 탈핵·인권 운동을 하다 숨진 고 김형률씨 추모비와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뒤편에 자리한 위령각을 찾아 참배했다.

이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 지부장이 진솔하게 소개하는 원폭 피해 1세와 2세가 겪은 고통스러운 삶의 이야기 듣고 원자폭탄에 대한 역사인식 문제를 논의하는 진지한 토론의 자리를 가졌다.
광복·피폭 80주년 맞아 마련한 올해 여름문학제는 시 낭독·세미나·공연 등 다채로운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합천 원폭 피해자 증언 청취하면서 문학을 통한 기억과 연대 확장 추진한 뜻깊은 행사였다.
특히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참혹한 현장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평생을 피폭 후유증의 고통 속에서 사는 피폭 1세와 피폭당한 부모로부터 대물림한 유전적 질환으로 힘겹게 사는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며,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의 간절한 소망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일본 히로시마와 동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나가사키에 리틀보이와 팻맨으로 불리는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 원폭 피해자 74만 명 중 무려 5만여 명의 한국인이 즉사했고, 해방 이후 생존자 3만여명 가운데 2만3천여명이 귀국했다. 목숨을 건진 사람도 다양한 후유증에 고통을 겪었다.
대한적십자사 집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에 생존한 원폭 피폭자는 1,716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84.4살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경남 516명, 부산 384명, 대구 252명, 경북 104명, 울산 30명 등 전체의 75%인 1286명이 영남지역에 살고 있다.
일제강점기 경남 합천군에서 강제징용돼 일본으로 간 사람은 대부분 히로시마의 군수공장에 투입됐다. 이 때문에 합천군 출신들의 원폭 피해가 특히 컸다. 해방 이후 수천명의 피폭자들이 고향 합천으로 돌아오면서, 합천군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게 됐다. 게다가 ‘원자폭탄 피해자 1세대’의 후손들 가운데 상당수는 후유증의 대물림으로 태어날 때부터 난치성 희소병을 앓고 있다.
신기훈 회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았지만, 같은 세월을 피폭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피폭자들의 대를 이은 삶의 현장을 살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비핵,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문학은 글로써 어떤 생태적 지형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첫 걸음이다. 우리 민족을 넘어 전 세계 피폭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해원의 길을 모색하는 연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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