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억새축제] 자연이 건네는 가을의 위로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10-18 07:09


가을바람에 은빛 억새가 물결치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자연을 찾아 나선다.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잠시 걸음을 멈춘 채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서울의 가을을 대표하는 생태문화축제인 서울억새축제가 바로 그런 쉼과 위로의 공간이다.

서울억새축제는 2002년 시작돼 올해로 제25회를 맞았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가 생태복원을 거쳐 아름다운 자연공원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버려진 땅이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한 과정 자체가 자연의 회복력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훈이다.

올해 축제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억새, 자연이 건네는 위로’를 주제로 열린다. 억새밭 사이를 거닐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것은 물론,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지는 라이팅쇼, 오감정원, 억새 꽃다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버스킹 공연과 자원순환 마켓도 마련돼 자연과 문화, 환경보호의 가치를 함께 나눈다.

축제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한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는다. 억새는 거센 바람에도 몸을 굽혔다가 다시 일어선다. 그 모습은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연함과 인내의 가치를 일깨운다.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고, 때로는 바람에 몸을 맡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오늘날, 서울억새축제는 자연을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환경을 지키는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자연은 인간이 마음대로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다음 세대와 함께 누려야 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떠나가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성찰을 선물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은빛 억새가 출렁이는 하늘공원에서 잠시 일상의 속도를 늦춰 보자. 자연이 건네는 위로에 귀 기울이다 보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아름다운 풍경만이 아니라 그 풍경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과 환경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연이 살아야 사람이 살고, 환경을 지켜야 미래가 열린다. 서울억새축제가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소중한 가르침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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