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12% 늘어 25년 연속 적자…팬데믹 시기 빼면 역대 세번째
국채 이자부담 사상 최대…이란전 장기화로 적자 더 확대 위험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의회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올해 미국 재정적자가 약 2조달러에 육박하며 5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 지출이 세입보다 빠르게 늘어난 데다 국채 이자 비용 증가와 관세 환급 등이 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16일(현지시간) CNBC,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2026회계연도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9천92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약 12% 늘어난 수치로,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집행됐던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미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연간 적자다.
미국은 이로써 25년 연속 재정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마지막 흑자는 2001년이었다.
세입과 세출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출은 7조4천억달러로 6% 증가한 반면, 세입은 5조4천억 달러로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국채 이자 비용이다.
국가부채 누적과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자 지급액이 1조3천60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최대 지출처인 사회보장(1조6천700억달러) 예산과 메디케어(1조700억달러) 지출도 나란히 늘었다.
관세 수입도 당초 기대만큼 재정적자 축소에 기여하지 못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관세 환급을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의 상당 부분을 무효로 판단하면서 정부의 관세 환급이 이어졌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이 전년도 5.8%에서 올해 약 6.2%로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 침체나 전시 상황이 아닌 시기에도 재정적자가 GDP의 6% 안팎에 이른다는 점에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재정적자를 GDP의 약 3% 수준으로 낮추고 경제 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겠다는 베선트 장관의 기존 목표와도 거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언해왔다.
의회는 연방 공무원 인력과 해외 원조를 줄이고, 저소득층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와 연방 식량 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축소했다.
그러나 동시에 일몰 예정이었던 기존 감세 조치를 연장하고, 이민자 추방 정책 예산을 확대하는 등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세입을 줄이는 정책도 병행했다.
재정적자 확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높은 국채 발행 수요와 이자 비용은 향후 재정 운용의 여지를 좁힐 수 있고, 국채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등 민간의 차입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하우텐은 내년에도 미국의 재정 적자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적자가 더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