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71년 만에 볼리비아 방문…'우파 동맹'으로 뭉치나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10-17 09:00

19세기 말 전쟁으로 영토 빼앗긴 볼리비아, 칠레와 견원지간


'미주 동맹'으로 가까워져…내년엔 볼리비아 대통령이 답방키로


71년만에 볼리비아를 방문한 칠레 대통령71년만에 볼리비아를 방문한 칠레 대통령 [A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 있는 대통령궁 앞 무리요 광장.


광장에는 이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을 위한 레드카펫이 깔려 있었다. 카스트 대통령이 발걸음을 내닫자, 반대편에서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카스트 대통령을 맞이하러 갔다. 웅장한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 정상은 악수했다. 이례적인 칠레 대통령의 볼리비아 공식 방문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칠레 대통령이 16일 볼리비아를 공식 방문했다고 AP통신과 칠레·볼리비아 현지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칠레 대통령의 라파스 방문은 1955년 8월 이후 71년 만이다.


양국의 깊은 앙금은 14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1세기 전 벌어진 '태평양 전쟁'(1879~1883)에서 칠레에 패한 볼리비아는 태평양 연안을 완전히 상실했다. 볼리비아는 이후 내륙 국가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해군 전력을 유지할 정도로 바다에 대해 강한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패전 후 볼리비아는 지속해서 칠레에 영토반환을 요구했다. 양국은 1970년대 중반 관련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결렬됐고, 결국 1978년 대사급 외교 관계마저 단절됐다. 현재 양국은 이민, 여행 등 영사 업무만을 유지하고 있다.


대화하는 양국 정상대화하는 양국 정상 [로이터=연합뉴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은 "양국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며 그것은 역사적인 것"이라며 "하지만 차이가 결코 정체 상태를 정당화하는 핑계가 될 수 없다. 서로 등만 진 채 대화하지 않는 두 국가로 계속 머물러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해양 영유권 주장은 영구적이고 협상 불가능한 목표이며, 헌법적 의무이자 국가적 책무의 일부"라면서도 "볼리비아는 과거의 역사가 볼리비아의 발전과 미래 비전의 발목을 잡도록 놔둘 수는 없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정상은 양국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도 합의했다. 861㎞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양국은 마약 밀매와 밀수 등에 간여하는 초국가적 범죄 단체들을 공동 소탕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무역·안보 문제 협력은 물론, 광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전력망 공유 연구를 공동 추진키로 했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은 이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에게 내년 칠레 방문을 공식 요청했고, 파스 대통령은 이에 답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역사적 정상회담의 배경에는 미국 주도의 마약 카르텔 소탕 연합체인 '미주 방패'(Shield of the Americas·아메리카 방패)가 일정한 촉매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우파 성향인 데다가 양국 모두 미주 방패에 동참하면서 안보 공조를 바탕으로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주방패 회원국 모임미주방패 회원국 모임 [AP=연합뉴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10-17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