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옆에 위험물 탱크…불길 확산 막은 건 신속한 판단·협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10-17 08:57

울산 화학업체 화재 대응 권준동 남울주소방서 재난대응과장


"초기 소방력 집중 투입·민관 협력으로 대형 재난 방지"…대응체계 잘 가동


울산 울주군 화재 현장서 치솟는 불길과 검은 연기울산 울주군 화재 현장서 치솟는 불길과 검은 연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4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한 화학제품 제조업체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10.14 yongtae@yna.co.kr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탱크 용량은 아주 큰 편이 아니었지만 인근 회사 탱크와 너무 가까워 위험했습니다. 당시 바람도 그쪽으로 불고 있었거든요."


지난 14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부승화학에서 발생한 화재 초기 대응을 총괄한 권준동 남울주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불이 난 탱크에서 불과 6m 떨어진 옆 공장에도 위험물 저장탱크가 있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부승화학과 인근 사업장에는 저장탱크 33기가 밀집해 있었지만, 불은 7기에 그쳤고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나머지 탱크 26기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 대형 재난을 방지하고 재산 피해를 줄인 것으로 평가했다.


검게 탄 위험물 저장 탱크검게 탄 위험물 저장 탱크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4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한 화학제품 제조업체에서 난 불이 진화된 후 검게 탄 위험물 저장 탱크가 보인다. 반대편은 화재 피해를 당하지 않은 탱크들. 2026.10.14 yongtae@yna.co.kr


권 과장은 피해 확산을 막은 핵심 요인으로 신속한 초기 판단과 대규모 소방력 투입을 꼽았다.


화재 당일 오전 9시 41분께 신고를 받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선착대는 저장탱크 3기에서 치솟는 불길을 확인했다. 이후 추가 폭발로 불은 인접한 탱크 4기에까지 확대됐다.


거센 불길과 폭발음, 검은 연기 등을 확인한 현장 지휘팀은 기존 출동 인력과 장비만으로는 진화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즉시 추가 소방력을 요청했다.


이에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 4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소방청도 신고 접수 36분 만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려 다른 지역 소방력을 현장에 집중했다.


권 과장은 "위험물 저장탱크 화재는 금방 꺼지지 않아 소화약제와 물,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초기에 신속히 대응 단계를 발령하고 많은 소방력을 투입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진화 작전 핵심은 탱크에 난 불을 끄는 동시에 주변 탱크로 불길이 번지는 걸 막는 것이었다.


쉽게 꺼지지 않는 불쉽게 꺼지지 않는 불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4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한 화학제품 제조업체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6.10.14 yongtae@yna.co.kr


소방 당국은 현장을 구역별로 나눠 지휘관을 배치하고, 고성능 화학차와 굴절차 등으로 불이 난 탱크에 소화약제를 뿌렸다. 주변 탱크에는 계속 물을 뿌려 열기를 낮췄다.


진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부 탱크는 폭발로 뚜껑이 완전히 날아가지 않고 일부만 찢어져 내부로 소화약제를 뿌리기 어려웠다.


강한 복사열과 추가 폭발 위험으로 대원들이 현장에 접근하는 데도 제약이 컸다.


권 과장은 "대원들 안전을 확보하면서 주변 탱크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가장 집중했다"며 "소방용수와 소화약제가 끊기지 않고 공급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인근 기업들과 관계기관들의 협력도 한몫했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은 자체 소방차와 포소화약제 등을 지원했고, 인근 샤힌프로젝트 공사장의 소화전도 진화에 활용됐다.


경찰은 주변 교통을 통제하고 산림청은 헬기를 지원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유해 물질 측정을 맡았고, 울산시와 울주군도 상황 전파와 주민 안전 조치에 나섰다.


권준동 남울주소방서 재난대응과장권준동 남울주소방서 재난대응과장 [촬영 장지현]


이런 협력의 바탕에는 평소 구축해 둔 대응체계가 있었다.


남울주소방서는 석유화학·비철금속 업체 등이 밀집한 온산국가산업단지를 관할하는 특성을 고려해 기업들과 합동 소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소방대를 운영하는 기업 7곳과도 재난 발생 시 소방 인력과 장비를 서로 지원하는 응원협정을 맺어, 유사시 차량 18대와 인력 337명을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권 과장은 "평소 기업들과 훈련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에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소방당국은 교대 조를 편성하고 회복지원차 3대를 투입하는 등 장시간 진화 작업에 따른 대원들 탈진과 안전사고에도 대비했다.


권 과장은 "특히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폭발과 강한 열기 속에서 초기 대응을 해야 해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현장에서 힘써준 대원들과 진화를 도운 기업, 관계기관 모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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