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君子欲訥於 言而敏於行」
군자욕눌어 언이민어행
은 단순히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말에는 신중함을, 행동에는 민첩함을 가지라는 균형의 가르침입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이 말이 조금 새롭게 읽혀야 할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말이 느렸지만, 오늘날에는 말이 너무 빠르다
2천여 년 전에는 정보를 얻고 전달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들어옵니다.
문제는 정보의 속도가 사람의 생각보다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확인하기도 전에 댓글을 달고,
생각하기도 전에 판단하고,
사실을 알아보기도 전에 비난합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눌어(訥於言)’*은 말수가 적게라는 뜻을 넘어,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
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행동까지 느려서는 안 된다
공자는 말만 신중하게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민어행(敏於行)’, 행동은 민첩하라고 했습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으면 실천하고,
배워야 할 것이 있으면 배우고,
잘못을 깨달았으면 고치고,
도와야 할 사람이 있으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입니다
.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특히 필요한 부분입니다.
생각만 많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도 경계해야 합니다.
“언젠가 하지.”
“조금 있다가 하지.”
“준비되면 하지.”
그러다 보면 기회는 지나갑니다.
결국 초점은 ‘말과 행동의 속도’가 아니라 ‘순서’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오늘날에는 이렇게 풀어도 좋다고 봅니다.
“생각은 깊게, 말은 신중하게, 행동은 빠르게, 책임은 끝까지.”
이 네 가지가 현대판 군자의 자세가 아닐까요.
말을 빨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위험한 일을 막아야 할 때,
억울한 사람을 도와야 할 때,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야 할 때는 침묵이 미덕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말하지 않는 것이 지혜가 아니라, 언제 말하고 언제 행동할지를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자녀와 손주, 후학들에게 전하신다면
“세상이 빨라질수록 사람은 천천히 생각하라.
그러나 옳다고 판단했으면 누구보다 빨리 행동하라.
말은 가볍게 내뱉지 말고,
행동은 말보다 앞서게 하라.
그리고 한 번 한 말과 행동에는 책임을 져라.”
이것이 2천 년 전 공자의 말이 첨단사회에서도 살아남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빨라져도 인간의 판단까지 빨라져서는 안 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하고 세상이 아무리 초고속으로 움직여도,
마지막에 필요한 것은 생각하는 인간, 책임지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시대정신으로 한 줄을 뽑는다면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느리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말하며, 옳은 일에는 빠르게 행동하라.”
어쩌면 이것이 자녀와 손주들에게 남겨 줄 수 있는 '현대판 ‘군자의 처세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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