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일까, 아니면 미래의 소중한 자산일까.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이 물음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섬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과 문화, 산업과 미래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전남 여수시 일원에서 열리는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61일간 펼쳐진다.
섬이 지닌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국제행사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섬을 품고 있다. 섬마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역사,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쉰다. 어민들의 삶에는 바다와 함께한 지혜가 깃들어 있고, 해안과 숲에는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생태적 가치가 담겨 있다. 섬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자 자연의 보고인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섬이 적지 않으며, 교통과 의료, 생활 기반시설의 부족도 주민들의 삶을 어렵게 한다. 아름다운 풍광만으로 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이유다.
이번 박람회는 이러한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주제섬과 해양생태섬, 미래섬 등 다양한 전시 공간에서는 섬의 가치와 해양환경 보전,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발전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세계 섬 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고, 섬 관광과 지역 특산물의 연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길도 모색한다.
하지만 박람회의 성공은 관람객 수나 행사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섬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주민들의 소득과 삶의 질이 나아지며, 훼손된 자연이 보호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완성된다.
개발과 보존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주민이 잘살고,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지역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섬 주민을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주체로 존중하는 일도 중요하다.
섬은 더 이상 육지의 변방이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와 생태 위기의 시대에 섬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배우는 현장이며, 미래 해양산업과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공간이다.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일회성 축제에 머물지 않고 우리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섬을 지키는 일은 자연을 지키는 일이요, 섬 주민의 삶을 살리는 일은 지역의 미래를 살리는 일이다.
섬은 과거의 유산인 동시에 미래의 희망이다. 이제 섬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보여진다.
개발만 앞세워 섬의 자연을 훼손해서도 안 되고, 보존만 강조해 주민의 삶을 외면해서도 안 됩니다.
자연을 지키면서 주민이 잘살고,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지역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섬박람회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섬 지역에 새로운 희망을 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