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단서 안보리 P5 체제 비판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A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이틀째를 맞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단에 오른 각국 정상들이 유엔의 구조적 실패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전날부터 진행 중인 유엔총회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P5)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를 비판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엔이 집단 안보와 인권을 보장해야 할 임무를 다하는 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혼란, 폭력, 국제 테러"가 번성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유엔이 "선의의 관료로 위장한 치명적으로 오만한 기생충 특권집단을 먹여 살리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조직으로 전락했다"며 수위를 높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 P5의 거부권 독점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190여개국의 의지가 5개국의 변덕에 좌우되는 체제는 공정하지도 않고, 신뢰를 온전히 구축할 수도 없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안보리는 반드시 '세계는 5개국보다 크다'는 원칙에 따라 개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에 대한 유엔의 대응이 나약하다고 비난하며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안보리의 무대응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연설에선 P5를 '전쟁의 제왕들'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상임이사국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P5 당사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전날 유엔총회에서 "오직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만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우리를 믿게 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양강 구도의 패권주의를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80년 전의 권력 구도가 아니라 오늘날 세계 국가와 경제의 상대적 중요성과 현실을 반영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둔 구테흐스 총장은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표성이 결여된 현 P5 체제가 심각한 정당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