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찬쉐,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올해 노벨문학상 영예는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9-24 07:23

英 베팅사이트 예상 1·2위…스웨덴 한림원 내달 8일 수상자 발표


멕시코 가르사·미국 킨케이드 등 '비유럽 여성작가' 가능성 거론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8일 오후 1시(한국 시간 오후 8시) 노벨문학상을 발표한다.


2024년 한강(56), 2025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2)에 이어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게 될 작가는 누구일까.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후보를 두고 출판계는 들썩인다. 하지만 정작 한림원은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수상자는 발표 전까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 후보를 알 길조차 없다.


대신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데 참고하는 것은 해외 도박 사이트다. 수상자를 맞추는 도박판이 열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영국의 '래드브록스'(Ladbrokes)가 있다.


레드브록스는 특히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을 맞추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도박 사이트라고 해서 아무나 명단에 올리는 것도 아니다. 소속 직원들이 전 세계의 서평과 블로그, 트위터 등을 검색해 후보 목록을 작성한다는 게 래드브록스 측의 설명이다.


소설가 한강소설가 한강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24일 출판계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래드브록스에도 '2026 노벨문학상' 베팅 페이지가 개설됐다.


전날 기준 수상 확률 맨 선두에 선 작가는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다.


찬쉐의 베팅 배당률은 10대 1이다. 예를 들어 1만원을 걸어 베팅에 성공했다면 순이익으로 10만원을 받게 된다. 그리고 배당이 짜면 짤수록 수상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찬쉐는 중국 현대문학에서 가장 실험적인 작가로 꿈, 환상, 불안, 무의식이 뒤섞인 기묘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2019년 이후 거의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출신 남성 작가인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상을 받았고, 최근 몇 년 사이 남성과 여성 작가에게 번갈아 상이 돌아갔던 만큼 올해는 비(非)유럽권 여성 작가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2년 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한강이 상을 받은 만큼 2년 만에 다시 아시아 여성 작가에게 상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7)는 찬쉐에 이어 2위다. 배당률은 14대 1.


하루키 역시 노벨문학상 후보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멤버로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 독자층을 확보했다.


멕시코 작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멕시코 작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공동 3위에 오른 작가는 무려 6명이다.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멕시코), 엔리케 빌라 마타스(스페인), 제럴드 머네인(호주), 리디아 호르헤(포르투갈),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루마니아), 토마스 핀천(미국)은 나란히 배당률 16대 1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62) 최근 급부상한 멕시코 작가로, 폭력과 기억을 다루는 독창적 문체로 주목받았다. 중남미 출신의 여성 작가라는 점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아직 국내에 번역된 작품은 없다.


리디아 호르헤(80)는 포르투갈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다. 혁명, 전쟁, 식민지라는 '큰 역사'를 공식 기록에서 배제된 여성의 시점에서 서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식민주의 청산, 여성 서사, 유럽 주변부의 시각이라는 주제가 한림원의 관심사와 겹친다는 평이 있다.


엔리케 빌라 마타스(78)는 스페인의 포스트모던 작가로 문학 자체를 성찰하는 독창적 형식으로 정평이 났다. 국내 번역 출판된 책으로는 '바틀비와 바틀비들'(소담출판사 펴냄)이 있다.


스페인 작가 엔리케 빌라 마타스스페인 작가 엔리케 빌라 마타스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 문학의 비밀스러운 거장'으로 불리는 제럴드 머네인(87)은 현재 영어권에서 가장 독창적 작가로 꼽힌다. 빛과 색채를 매개로 기억의 이미지와 내면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독특한 글쓰기가 특징이다.


최근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접경지대'는 머네인의 자전적 소설로, 화자인 노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는 작품이다.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70)는 환상적이고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하며 루마니아 문학을 세계문학의 무대로 끌어올린 작가라는 평을 듣는다. 국내에는 올해 3월 민음사에서 대표작 '노스탈지아'가 출간됐다.


토마스 핀천(89)은 '제49호 품목의 경매', '중력의 무지개' 등의 작품으로 이미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미국 작가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 작가로도 유명하다.


러시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83)의 배당률은 18대 1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10위에는 그리스 작가 에르시 소티로풀로스(73),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87),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70)과 피에르 미숑(81),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9) 등 5명이 올랐다. 배당률은 20대 1이다.


이처럼 래드브록스 배당률 집계를 보면 10위까지 후보들 간 격차는 크지 않다. 얼마든지 순위권 밖에서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호르헤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호르헤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세사르 아이라도 빼놓을 수 없다. 배당률은 25대 1이다.


이달 초 문학동네에서 나온 '유령들'과 올해 6월 민음사에서 선보인 '바라모'는 '앞을 향한 탈주'라는 아이라 특유의 소설 미학이 발현된 작품으로 꼽힌다.


서인도제도의 작은 섬 앤티가 출신 미국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도 수상에 근접한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여성, 식민지 출신, 흑인, 이주민 등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한 글쓰기로 독보적 자전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킨케이드의 배당률은 33대 1을 기록했다.


래드브록스가 집계한 명단에서 한국 작가는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소설가 황석영(83)의 배당률은 40대 1, 고은(93) 시인의 배당률은 50대 1이다.


그러나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예측이 완전히 빗나가는 경우도 있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은 해외 베팅 시장에서 유력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깜짝 수상자였다.


2016년 한림원의 선택은 한마디로 파격이었다. 노벨문학상 역사상 최초로 가수인 밥 딜런에게 상을 수여했다.


2015년에는 논픽션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상을 받았고, 1927년과 1950년에는 철학자인 앙리 베르그송과 버트런드 러셀이 각각 영예를 안았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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