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연합 통합 논의 사실상 무위로…"자민당, 이보다 반가울 수 없을 것"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일본 야권의 중도 통합 시도가 불과 7개월 만에 사실상 파국을 맞으면서 자민당 독주 체제가 공고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가와 준야 중도개혁연합 대표, 미즈오카 슌이치 입헌민주당 대표, 다케타니 도시코 공명당 대표 등 야권 주요 지도부는 전날 국회에서 회담을 열어 그동안 논의하던 3당 합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통합이 무산된 일본 야3당 대표들 (도쿄 교도=연합뉴스) 오가와 준야 중도개혁연합 대표(가운데), 미즈오카 슌이치 입헌민주당 대표(오른쪽), 다케타니 도시코 공명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회담을 열어 그동안 논의하던 3당 합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2026.9.1 csm@yna.co.kr
지난 2월 치러진 중의원(하원) 총선을 앞둔 1월 기존 제1야당이었던 입헌민주당과 기존 연립 여당에서 이탈한 공명당은 합당을 통해 중도개혁연합을 결성하며 일본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다만 중의원에만 해당하는 합의로 참의원(상원)과 지방의회에서는 원래대로 입헌민주당, 공명당으로 각각 활동해왔고 이번에 이를 통합하자는 논의가 무산된 것이다.
통합 논의 백지화뿐 아니라 중의원에 꾸린 중도개혁연합이라는 단일 텐트도 다시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으로 나뉘어 각자의 길을 가는 방향이 유력시되고 있다.
유력 야당들이 중도 노선으로 뭉쳐 자민당의 대항마가 되겠다며 중도개혁연합 깃발을 세웠지만, 대중적 인기가 치솟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연립 여당과 선거 대결에서 참패한 뒤로 통합 논의의 동력이 사그라들었다.
헌법에 입각한 평화주의 원칙을 중요시하는 입헌민주당과 오랜 기간 자민당과 연립하며 정책 면에서 정체성이 비슷해진 공명당이 견해차는 좁히지 않은 채 외형 통합만 서두른 데서 지금의 결과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도개혁연합 결성 이후에도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은 주요 정책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상호 불신이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왔고, 3당 통합 무산과 중의원에서 중도개혁연합 분열을 겪는 과정에서 상처가 더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
오가와 중도개혁연합 대표는 중도개혁연합이 쪼개지더라도 중의원에서 통일 의회파를 결성해 지방선거 대응이나 여당의 소비세 감세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야당 협력의 동력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물가 대응책 등에 민심이 이반하며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견제구를 던져야 할 주요 야당 세력이 분열하면서 집권 자민당과 다카이치 정권은 확장 재정, 군비 강화 등 논란이 많은 정책 추진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일본정치 전공인 사카이야 시로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야권 세력이 분열하고 서로 깎아내리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자민당으로서는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중도개혁연합 시도의 실패가 향후 일본 정치에 화근으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