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관리행사방해 혐의 기소…"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점 등 고려"
대전지방법원 법정 [촬영 이주형]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자기 소유 땅으로 진입하는 농로를 개설하는 데 힘을 썼다는 의심을 받아 재판받았던 퇴직 공무원이 잇달아 무죄를 받고 혐의를 벗었다.
대전지법 제2-3형사부(김동관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퇴직 공무원 A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충남 한 지방자치단체 간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2021년 직권을 남용해 자기 땅으로 진입하는 농로를 개설하도록 관계 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예산 편성 권한이 있던 A씨가 사익을 추구하고자 지위를 이용해 농로 개설사업의 견적을 내거나 예산에 편성하도록 관계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A씨 측은 농로 개설 사업은 주민 숙원 사업으로, 2020년에도 추진하려 했으나 당시 토지 소유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을 받지 못해 사업에 착수하지 못했을 뿐 토지 사용 승낙만 이뤄지면 언제든 재추진 가능한 사업이었다고 반박했다.
공무원들에게 사업 예상 견적을 내거나 사업비용을 전산에 입력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그들의 업무인 만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우선 농로 개설 견적·예산 관련 일이 해당 공무원들의 업무 가운데 일부로 볼 수 있는 만큼 A씨가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 사업 추진 과정이 통상적인 절차를 크게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A씨뿐만 아니라 인근 토지주 전체가 농로 개설의 이익을 받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항소심 재판부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과거 마을 단위 민생현장 방문 당시 주민들이 건의했던 사업으로, 피고인이 새로운 사업을 아무런 배경 없이 제안한 게 아니다"라며 "피고인이 다른 숙원 사업을 배제하고자 관련 규정을 위반해 이 사건 사업을 선정하게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규정을 위반해 관계 공무원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판결 결과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