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 과정 '2차 피해' 논란 강제추행 피고인 징역 1년 선고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23 12:38

대전지법 천안지원 전경대전지법 천안지원 전경 [촬영 유의주]


(천안=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강제추행 피해자 '2차 피해' 논란을 야기했던 사건에서 법원이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 공성봉 부장판사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여성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받아온 B(32)씨에게 징역 1년과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B씨는 지난해 8월 24일 자정께 충남 천안시 두정동 한 주택에서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 변호인은 지난 6월 23일 비공개 증인신문에서 피해자 A씨에게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느냐', '왜 반항하거나 즉시 뛰쳐나가지 않았느냐'라고 질문하고 옷차림 색상 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신문 뒤 피해자는 지난달 4일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했다.


천안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는 같은 달 9일 재판부에 피고인 엄벌탄원서를 제출했다.


상담소는 탄원서에서 "피해자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사법 절차 본질을 벗어난 가혹한 2차 피해를 당했다"며 "국가의 사법 절차가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절망감은 피해자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B씨 변호사는 피고인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사실관계와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피해자를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고, 자살 시도 등 피해도 적지 않아 보인다"며 "피고인 연령과 가정환경,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판결 결과는 다행이지만 피고인 방어권을 명분 삼아 변호인이 '피해자다움'의 편견과 통념에 사로잡혀 2차 피해를 일으키는 일이 다른 법정에서도 반복되지 않도록 판사의 적극적 제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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