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함정 300여척 운용하는 해경…여성 함장은 13년째 '0명'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20 08:42

73년간 여경 함장·정장 2명뿐…함정 근무경력 충족 인력 부족


해경 경비함해경 경비함 [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해양경찰이 300여척의 경비함정을 운용하고 있지만 여성 함장은 13년째 명맥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해경청에 따르면 해경 경비함정은 전국적으로 대형 36척, 중형 42척, 소형 110척, 특수함정 166척 등 354척에 이르지만 여성 함장이나 정장은 1명도 없다.


1953년 해경 창설 이래 73년간 여경이 함장이나 정장을 맡았던 것은 2차례뿐이다.


2005년 민꽃별 경위가 부산해경 P-30정(50t급) 정장을 맡으며 해경과 해군을 통틀어 국내 최초의 여성 경비정장이 되고, 2013년에는 고유미 경정이 1513함(1천500t급) 함장을 맡아 해경 첫 대형 경비함장이 된 것이 전부다.


해군이 최근 배선영 대령을 1만4천500t급 대형수송함 독도함(LHP) 함장으로 발탁하는 등 고속정·소해함·상륙함·기뢰부설함 등에서 꾸준히 여군 함장을 배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경은 조직 내부에 여경의 함장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기보다는 함정 근무와 지휘경력을 쌓아 함장 후보군으로 성장할 여경 인력 기반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의 여경 비율은 2006년 2%, 2016년 6.6%에 이어 올해는 전체 1만2천225명 중 1천439명으로 11.7%까지 올랐지만 함장·정장을 맡을 수 있는 간부 비율은 이보다 훨씬 떨어진다.


해양경찰 여경의 계급별 비율을 보면 경무관급 이상은 없고, 총경 3.2%, 경정 6.7%, 경감 7.6%, 경위 10.6%에 불과하다.


해경 안팎에서는 여성 함장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계급보다는 함정 근무 경력을 충분히 갖춘 인력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목한다.


현재 1천t급 이상 함장은 4급 이상 해기사 면허를 보유하고 대형함 부장이나 중형함 함장 또는 소형정 정장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해야 한다.


250t급∼1천t급 함장도 5급 이상 해기사 면허와 대형·중형함 부장 또는 소형정 정장으로 1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결국 순경·경장·경사 계급 때부터 꾸준히 함정 근무 경력을 쌓아야 대형함·중형함의 부장이 되고 이후 함장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인데, 장기간 경비함정 근무를 이어가는 여경의 비율이 아직은 많지 않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여경의 함정 근무가 허용된 것이 2003년으로 불과 20여년밖에 되지 않다 보니 함정 근무 인력 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라며 "성별에 제약을 두지 않고, 함정 근무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력을 함장으로 발탁하는 인사 원칙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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