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재출발] 가을 단풍은 두 번째 피는 봄꽃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8-03 07:27



■ 참 아름다운 말이다.


 가을 단풍은 두 번째 피는 봄꽃이다

봄꽃이 시작을 알리는 꽃이라면, 단풍은 삶의 깊이가 빚어낸 또 하나의 꽃이다. 젊음의 계절이 화려한 개화라면, 황혼의 계절은 성숙과 결실의 아름다움이다.

사람의 인생도 다르지 않다.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졸업장을 품에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고, 가정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자녀를 키우고 부모를 봉양하며, 가족의 행복을 위해 청춘을 아낌없이 바쳤다.

그러나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어느 날 정년이라는 이름으로 직장을 떠나게 된다.

그 순간 많은 사람은 허탈함을 느낀다. 평생 몸 담았던 일터를 떠나니 마치 세상 밖으로 밀려난 듯한 공허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은퇴는 끝이 아니다. 인생 이모작의 출발선이다.

농부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한다. 그러나 수확이 끝났다고 농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다음 계절을 준비하며 또 다른 씨앗을 고른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인생이 생계를 위한 삶이었다면, 두 번째 인생은 보람과 행복을 가꾸는 삶이어야 한다.

배움을 시작해도 좋고, 봉사활동에 나서도 좋다. 여행을 떠나 세상을 넓게 바라봐도 좋고, 운동으로 건강을 지켜도 좋다. 글을 쓰고, 악기를 배우고,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벗하는 것도 훌륭한 삶이다.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이 은퇴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직장을 떠나는 날이 인생의 끝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후는 돈만 준비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건강과 인간관계, 취미와 배움, 그리고 봉사할 마음까지 함께 준비해야 풍요로운 황혼을 맞이할 수 있다.

여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은 멀리 있지 않다. 하루를 기다림으로 보내지 말고, 하루를 선물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작은 기쁨을 만들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이어갈 때 황혼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된다.

가을의 단풍은 나무가 마지막 힘을 다해 피워내는 꽃이다. 그래서 더욱 찬란하다.

우리의 황혼도 그렇다. 인생의 두 번째 봄을 맞아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사랑과 배려를 가꾸며, 희망을 수확하는 삶을 살아가자.

은퇴는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역이다.

오늘 심는 작은 씨앗 하나가 내일의 아름다운 단풍이 되고, 그 단풍은 다시 우리 인생에 피어나는 두 번째 봄꽃이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지만, 삶의 계절은 마음이 결정한다."

"황혼은 해가 지는 시간이 아니라, 
별이 떠오르는 시간이다."라는 데
다시 한 번 더 뛰어 보자.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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