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그날들'…김광석 노래에 그리움 젖은 객석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7-17 14:59

새 배우 대거 기용…탄탄한 연기에도 발성·가창력 다소 아쉬워


뮤지컬 '그날들'뮤지컬 '그날들' [케이티지니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고(故) 김광석의 명곡이 흘러나오자 객석은 그리움에 젖어 들었다.


지난달 9일 서울 디큐브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그날들'은 가수 김광석의 음악을 활용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은 청와대 경호실을 무대로 1992년과 현재를 오가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극비 경호 임무를 맡은 경호부장 '정학'과 그의 동기 '무영'이 극의 중심이다.


'그날들'은 2013년 초연했으며 이번에 3년 만에 일곱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스테디셀러가 된 배경의 중심에는 대중이 사랑하는 김광석의 노래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16일 공연에서도 그의 명곡은 관객에게 감동을 줬다.


작품 후반부에서 정학은 무영이 남긴 메모를 발견하고, 무영이 했던 행동과 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를 괴롭히던 트라우마와 같은 기억에서 벗어난다.


무영의 과거 환상을 마주하고 정학이 '잘 가라'고 외친 다음, 그 유명한 '거리에서'가 흘러나오자 관객 사이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날 관객 중에는 실제로 김광석이 활동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중장년층 비중이 높았다. 라이브 밴드 연주와 함께 그리운 명곡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대대로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꼽혀온 앙상블의 훌륭한 액션 연기 또한 돋보였다. 대통령 경호실 직원들로 분장한 앙상블의 대련 장면은 수준급이었다.


뮤지컬 '그날들'뮤지컬 '그날들' [케이티지니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년 만에 무대를 올린 이번 시즌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대거 교체된 주연 배우들이다.


초연부터 정학 역에 빠지지 않고 섭외됐던 배우 유준상이 1차 캐스팅에서 빠졌다. 엄기준을 제외하면 정학·무영 역 배우 7명이 모두 새롭게 작품에 참여했다. 무영 역의 윤시윤과 유선호는 '그날들'로 뮤지컬에 데뷔했고, 류수영은 정학 역으로 12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주연 배우의 대거 교체는 작품에 신선함을 부여하고 싶었던 제작진이 취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지였다. 매 시즌 새로운 넘버로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김광석의 노래가 핵심인 '그날들'은 넘버를 새로 만들거나 편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13년간 조금씩 보완해 온 줄거리도 창작품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바꿀 수도 없다. 결국 두 주인공인 정학과 무영의 새로운 조합이 불가피했다.


장유정 연출은 간담회에서 "새로운 (배우) 조합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관객이 보실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주연을 각각 4명이라는 다소 많은 인원이 맡는 편성은 조합에 따른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그날들'의 배우 류수영뮤지컬 '그날들'의 배우 류수영 [케이티지니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공연에선 정학 역에 류수영이, 무영 역에 윤시윤이 무대에 올랐다. 둘은 스크린과 안방극장,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은 만큼 훌륭한 연기와 호흡을 자랑했다.


류수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캐릭터 성격 변화를 잘 연기했다. 작중 과거 시점에서 정학은 원칙주의자이면서도 신입 동기인 무영과는 허물없이 장난을 치는, 풋풋하고 순진한 캐릭터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경호처 부장이면서 무영의 실종으로 인한 아픔을 겪은, 사연과 책임을 짊어진 인물이다. 류수영은 능청스러움으로 젊은 정학을 연기하다가도, 한순간에 진중한 경호부장으로 돌변해 이러한 변화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윤시윤 또한 따뜻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정학의 경계를 허물고 친해지는 모습과, 사랑에 빠져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라는 노래를 부르는 청년의 모습을 매력 있게 살렸다.


그러나 전문 뮤지컬 배우들과 비교해 다소 어색한 발성과 모자란 가창력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둘 다 끝 음 처리가 불안하거나 음정 변화에 능숙하지 못한 모습을 군데군데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발성은 전문 뮤지컬 배우인 조연들과 함께 노래할 때 더욱 어색하고 튀었다. 새로운 얼굴을 섭외한 것은 적절한 시도였지만, 연습량을 늘리는 등 트레이닝 과정이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은 다음 달 23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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