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법사위 "한국, 美기업 차별적 공격…쿠팡 계속 표적"(종합)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02 05:38

35쪽 보고서 공개…절반 이상 쿠팡에 할애, 쿠팡 주장 거의 그대로 수록한 듯


"한국의 美기업 차별 최근 상당히 심해져…한미 무역합의 직접 위반" 주장도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연방 의회 보고서가 1일(현지시간) 나왔다.


보고서는 절반 이상을 쿠팡 문제에 할애하며 이 같은 차별적 대우가 한미 무역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상대로 한 쿠팡의 대대적 로비 속에 쿠팡 측 주장이 보고서에 대거 담겼다.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35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위원회가 확보한 증언과 문서를 토대로 "한국은 수십년간 미국인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으나 차별적 대우는 최근 몇 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면서 "이런 관행에는 강압적인 조사 전술,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 요건, 그리고 미국 기업을 처벌하고 한국 기업과의 효과적 경쟁을 어렵게 하는 막대한 벌금과 과징금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 기업에 대한 공격에 공격적"이라며 불충분한 증거에 기반해 조사가 개시되고 이른 아침에 압수수색이 시작되는 등 절차적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전했다.


한국이 자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경쟁하지 못하도록 디지털 관련 법률과 규제를 무기화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대우는 미국과 최근 체결한 무역합의에 대한 직접적 위반"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쿠팡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의 데이터 시스템 무단 접근'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이 (이 사건 이후) '정부 차원의 전면적 공세'로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의 주장도 상세히 포함됐다. 한국이 쿠팡에서 고객을 빼내 자국 경쟁업체에 몰아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쿠팡이 해킹 피의자의 노트북을 중국에서 회수한 과정에 대해서도 '국가정보원이 주도한 작전'으로 규정하며 국정원의 지시였다는 쿠팡측 주장을 자세히 담아줬다.


쿠팡이 국정원에서 받았다는 협조 공문도 영문 번역본으로 첨부됐다.


또한 한국 대통령실 고위 인사가 쿠팡에 해킹 피의자의 전자기기 회수와 인계를 위해 국정원과 긴밀히 협조할 것을 지시했으며 중국 상하이에서 전자기기가 확보된 것을 알리자 해당 고위 인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하고는 다음날인 2025년 12월 16일 보고가 됐음을 확인해줬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 정부 최고위층에서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쿠팡이 움직인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 표적이 되면서 쿠팡의 시가총액은 40% 이상 떨어져 미국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쿠팡을 통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업체와 생산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하원 법사위 증언 출석하는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하원 법사위 증언 출석하는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운데)가 2월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하원 법사위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6.2.23 yumi@yna.co.kr


또 한국의 차별적인 관행과 적대적 규제로 미국에 5천250억 달러, 한국에 4천690억 달러의 손실이 초래될 수 있으며 미국 가구에 향후 10년간 평균 3천800달러의 경제적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통계도 인용했다.


보고서의 상당 부분은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전제 하에 쿠팡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소개한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기술패권 경쟁을 포함한 미중 전략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 국민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 쪽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는 우려 등 사안의 특수성과 민감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한미 정부가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지난달 초 돌입한 상황에서 미 하원 법사위의 이 같은 보고서 공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다.


쿠팡 문제에 미국의 대이란 전쟁 등이 겹치면서 한미 간 안보 협의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가 지난달 초 양국 정부 간 조율에 따른 미국 정부 대표단의 방한을 계기로 협의에 속도가 붙은 상태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 2월 로저스 대표를 불러 증언을 듣는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우를 문제 삼아 조사를 벌여왔다. 쿠팡은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로비를 벌여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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