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와 실] TV , 바보 상자일까 지혜 상자일까?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4-08 07:08


TV , 바보 상자일까 지혜 상자일까


한 때 텔레비전을 두고 사람들은 “바보상자”라고 부르기도했다. 


화면 앞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렇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아무 생각 없이 채널을 돌리다 보면 한 두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모습만 본다면 텔레비전은 분명 시간을 잡아먹는 상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 달리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텔레비전은 세상으로 열린 또 하나의 창문이기도 하다. 뉴스는 국내외 정세를 전하고, 다큐멘터리는 역사와 자연의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 프로그램은 가보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고, 건강 프로그램은 일상의 작은 습관을 돌아보게 한다. 결국 텔레비전이 바보상자가 되느냐, 지혜상자가 되느냐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 있다.


문제는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왜곡이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채널은 수 없이 많고, 프로그램의 성격도 제각각이다. 때로는 과장된 이야기와 편향된 시각이 여론을 흔들기도 한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대할 때는 수용자 역시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의 뉴스만 믿기보다 여러 채널, 매체를 비교해 보고, 들은 이야기를 다른 자료와 대조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채널이 많다고 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볼 필요는 없다. 관심 있는 교양 프로그램이나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를 골라 보는 것이 좋다. 시간을 정해 두고 시청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텔레비전은 시간을 빼앗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된다.

생각해 보면 도구는 언제나 중립적이다. 칼도 요리사가 잡으면 음식을 만들고, 흉악범이 잡으면 흉기가 된다. 텔레비전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 속에 무엇이 나오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다.


바보상자라는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텔레비전의 본질이라기보다,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하는 우리의 습관을 향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현명한 시청자는 화면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필요한 정보를 골라 보고, 의미를 가려 듣는다.


결국 텔레비전은 하나의 거울이다. 


전문화던 채널에 따라 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그 속에는 바보도 비치고, 지식도 얻고 지혜도 비친다. 


우리가 조금만 더 깨어 있다면, 그 상자는 바보가 아니라 세상을 배우는 또 하나의 교실이 될 것이다.


귀하는 어떤 태도와 눈으로 영상 매체를 보시나요?

권오정 문화부장/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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